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장바구니 부담이 늘고 있다. 지난해 고환율과 원재료ㆍ포장재 가격 상승에 이어 올해는 물류비 부담까지 겹쳤다. 가격 인상에 나서는 업체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컵밥 제품들이 진열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4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의 8월 가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다소비 가공식품 26개 품목 중 24개 품목의 가격이 1년 전 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국ㆍ탕으로 상승률이 39.2%에 달했다. 이어 컵밥(24.9%), 고추장(19.8%), 된장(19.1%), 콜라(16.8%), 국수(16.1%)순이었다. 다만 국ㆍ탕과 고추장은 지난 1월 표본 정비로 상품 구성이 달라졌는데, 동일 상품 기준으로는 상승률이 각각 15.7%, 4.2%다.
최근 식품업체들이 출고가격을 올리면서 대형마트, 편의점 등의 실제 판매가격에 반영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즉석밥 가격은 전월보다 5.7% 올랐고 콜라는 6.7%, 케첩은 4.3%, 카레는 4.1%, 참치캔은 3.9% 상승했다.
한국소비자원은 7월 중순 CJ제일제당이 햇반 가격을 12% 인상한다고 발표한 영향, 오뚜기 카레ㆍ케첩류 출고가가 평균 6.1% 인상된 영향 등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롯데칠성음료가 6월 말 펩시콜라 출고가를 5% 인상했고, 코카콜라도 8월부터 제품 가격을 100~300원 올렸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9월 가공식품 가격 상승률은 2.1%로 8월(1.5%)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빵, 냉동식품 등 일부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이 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 업체의 가격 인상이 경쟁사로 번지는 ‘도미노 가격 인상’도 우려된다. 지난 8월 한국은행 연구팀은 “최근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 수준에서 오름세를 보이는 만큼 향후 가격 상승세가 다른 품목으로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근원물가의 상방 압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정부는 가공식품 업계와 협의해 인상 시기를 분산하고 자체 할인행사 품목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난 9월에는 추석민생안정대책의 일환으로 라면 등 4765개 품목에 대해 최대 64% 할인을 유도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환율 상승, 올해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의 영향을 가격에 다 반영하지 않았던 업체에서 순차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을 올리더라도 최소화하고 할인 품목을 늘리는 방향으로 업계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