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2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설득하며 당내 갈등 봉합에 나섰지만,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으로 지명된 김지용 후보자를 둘러싼 여당 강경파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 회동을 가진 데 이어 3일에는 ‘정청래 좀 그만 괴롭히라’는 지지자의 글을 공유하며 “목숨조차 위협받던 어둠과 죽음의 시대, 내란의 밤을 함께 싸우며 넘어온 동지”라고 결속을 강조했다. 이에 정 전 대표도 “뭉치자! 이것이 우리의 구호여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와 만찬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그러나 당내 강경파의 ‘김지용 비토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추미애 경기지사는 3일 페이스북에 김 후보자를 겨냥해 “저의 사람 보는 실력 없음에 가슴을 친다”며 “제가 검사장으로 발탁한 것을 거꾸로 그를 신뢰하는 근거로 삼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어 “친윤인가, 반윤인가는 본질이 아니다.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을 돌릴 수 있는 자를 왜 중용하냐”고 했다. 앞서 청와대가 김 후보자의 친윤 논란을 반박하는 근거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인 2020년 8월 승진했다’는 점을 내세운 것에 대해 직접 반박한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원칙을 지켜나갈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보고 부적격하다면 부적합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겠다”(박주민 의원), “금지옥엽 키운 외동딸을 시집보내는데, 동네에서 소문 이상한 애랑 결혼하는 느낌. 여실히 드러내서 국민 여론으로 청문 절차를 마무리하는 게 수습하는 방안”(윤건영 의원) 등이다.
통상 후보자를 엄호하던 여당 위원들이 부적격 판정을 벼르고 있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모습이다. 앞서 김승원·용혜인 장관 후보자의 경우 도덕성이나 직무 적격성이 주된 쟁점이었다면, 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확실한 우리 편인가’를 따지는 진영 검증으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안위 소속 한 의원은 “보통 야당이나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하고 여당이 감싸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엔 여당에서 먼저 ‘나중에 우리한테 등 돌리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모양새가 됐다”며 “이런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야당 역시 이 지점을 파고들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야당에선 “오로지 ‘우리 편이냐 아니냐’만을 공개적으로 떠들고 싸우는 역사상 초유의 비토 논쟁”(한동훈 무소속 의원), “이번 김지용 후보자 논란은 결국 민주당 극성 지지자들에게 잘 보이려는 ‘그들만의 싸움’일 뿐 국민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는 비판이 나왔다.
여당에선 사태를 빠르게 봉합하자는 목소리도 분출하고 있다.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서 잘 살펴볼 것”이라며 “당은 여당의 모습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박지원(5선)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강경파로 알려진 김용민 의원도 반대하지만 당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한다”며 “의원총회를 소집해 무제한 토론 후 표결로 당론을 결정하자”며 조속한 정리를 촉구했다.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당 일각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우려를 계속 얘기하는 게 검찰개혁에 민감한 지지층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며 “대통령 인선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는 부담스럽지만, 당이 지지층의 우려를 외면하고 있다는 인상은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 등을 접수한 날부터 20일 안에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이 때문에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6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국정감사 기간에 열릴 거라는 관측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