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시장에서 시작된 금리 충격이 기업 자금조달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한정된 투자 자금을 놓고 경쟁하면서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 우량 회사채 평균 수익률(시장금리)이 2023년 이후 처음으로 6%를 돌파했다. 회사채 수익률이 높아지면 기업이 새로 돈을 빌릴 때 부담해야 할 이자도 커진다. 앞서 지난달 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설 때에도 기업의 차입 부담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것과는 다른 신호다.
회사채 금리는 비슷한 만기의 국채금리에 ‘신용 스프레드’를 더해 결정된다. 신용 스프레드는 투자자들이 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다. 상환 위험이 높은 CCC등급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는 지난달 30일 10.07%포인트로, 같은 달 초 8.60%포인트에서 확대됐다. 10%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2023년 미국 지역은행 위기 이후 처음이다.
정부와 기업 간 대규모 차입 경쟁도 금리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미 정부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고, 기업들은 인공지능(AI)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회사채로 조달하고 있다. 투자자 수요보다 채권 공급이 늘면 발행자는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패트릭 머넬리 틱밀그룹 시장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재정적자와 막대한 국채 발행량,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지속적인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더 비싼 이자를 제시해 차입 비용이 커지면 새 공장을 짓거나 사업을 확대할 여력이 줄면서 실물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식시장에도 악재다. 로스 메이필드 베어드 투자전략가는 WSJ에 “높은 금리는 주택·소비재 업종에 특히 큰 부담을 주고, 단기 국채의 수익률이 높아지면 유틸리티 같은 배당주에서도 투자자들이 이탈한다”며 “증시는 AI 성장 기대에 생기는 작은 균열에도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