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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주의로 쫓겨났는데…부기장 돼서 또 조종간 잡았다

중앙일보

2026.10.04 08:08 2026.10.0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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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단 빈 무함마드 두바이 왕세자(왼쪽)가 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인 플라이두바이 테러 항공기의 기장 스미트 마차르를 만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함단 빈 무함마드 두바이 왕세자(왼쪽)가 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인 플라이두바이 테러 항공기의 기장 스미트 마차르를 만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생한 이스라엘행 플라이두바이 여객기 테러의 범인인 부기장 하맘 알함마미(29)가 과거 극단주의 성향에 대한 우려로 비행 업무에서 배제된 적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범인의 신원이 속속 밝혀지며 위험인물을 걸러내지 못한 항공사와 당국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의 저비용항공사(LCC) 플라이두바이 1073편 테러범인 부기장 알함마미는 과거 오만항공에서 조종사로 일했으나 오만 당국이 그의 극단주의 웹사이트 접속 사실을 파악해 비행을 막으면서 사무직으로 이동했다. 그는 이후 지난 2월 플라이두바이에 입사했으며 지난달 30일 두바이에서 텔아비브로 향하던 여객기에서 비상용 도끼로 기장을 공격해 항공기를 장악하려 했다. 그러나 부상당한 기장이 조종실 문을 열고 승객·승무원들이 대응하면서 항공기는 사우디에 비상착륙했다. UAE 당국은 3일 알함마미의 행동에 대해 “테러 행위 시도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

수사당국은 오만 국적의 알함마미가 성장기에 내전 중인 시리아에 머물며 급진화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런 왜곡된 시각이 소셜미디어(SNS) 글에서 드러났다는 얘기도 나온다. CNN에 따르면 알함마미의 링크드인과 인스타그램에는 사건 발생 약 9시간 뒤 테러 조직 관련 영상 두 편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영상에는 2023년 10월 조종석에서 촬영한 두바이 국제공항의 이스라엘 항공기들과 알카에다 전 수장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사진이 담겼다. 200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등 9명을 숨지게 한 후맘 알발라위의 사진도 등장했다.

다른 영상에는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이슬람 3대 성지 이미지와 함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존엄을 지키겠다는 내용의 시구가 음성으로 담겼다. 그러나 이들 게시물을 누가 올렸는지, 사전에 예약돼 올라갔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참사를 막은 승객들을 연일 영웅으로 부각하며 이번 사건을 선거에 활용하고 있다. 사방의 적이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이끄는 우파 연정만이 국민을 지킬 수 있다는 메시지다. WSJ는 “이번 사건이 이달 말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에게 정치적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 이란이 이번 사건에 관련됐냐는 질문에 “내가 듣고 있는 바로는 그렇다”며 이란 연루설을 제기했지만, 구체적 증거는 내놓지 않았다.




이근평([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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