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병역특례 논란이 재점화했다. 제도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이 큰 탓이다. 축구 대표팀 박승수의 전역모 세리머니도 여론에 악영향을 줬다. [사진 박승수 SNS 캡처]
지난 3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꺾은 직후. 한국 23세 이하 축구 대표팀 19세 박승수(뉴캐슬)는 라커룸에서 예비군 마크가 새겨진 전역모를 쓴 사진을 SNS에 올렸다. 양민혁(베스테를로)은 “메달, 우승은 중요하지 않았다.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까 그거 하나만 보고 경기했다”고 했다. 9일 뒤 국군체육부대에 입대 예정이던 주장이자 맏형 이기혁(강원)은 금메달을 내보이며 “저 군대 안 갑니다”라고 말했다. 이영준(그라스호퍼)은 대회 기간 라커룸에서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줄곧 틀었다고 말했다.
앞서 야구 대표팀이 실업리그 격인 일본 사회인 야구팀을 상대로 간신히 금메달을 딴 뒤 병역특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축구 대표팀이 사그라들던 불씨에 다시 기름을 부었다. 이기혁·양민혁·박승수는 논란이 커지자 “국방의 의무를 가볍게 여기거나 조롱할 의도는 없었다”고 사과했다.
과거 해외에서 뛰는 운동선수가 전성기에 경력 단절을 겪게 될 위기를 넘기면 국민들은 “잘된 일”이라며 박수를 쳤다. 박찬호와 추신수, 손흥민 등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 축하를 받았다.
귀국길에 팬이 건넨 ‘전역 축하해’ 문구를 받아든 축구 대표팀 배준호. [뉴스1]
2026년 한국 사회는 다르다. 아시안게임은 축구처럼 일본이 2진급 선수를 내보내는 종목도 많고, 종목 수도 늘어 대회 위상은 과거에 비해 떨어졌다. 반대로 인구가 줄어들면서 징집률은 높아져 병역특례에 대한 대중들의 피로감은 크다.
양궁 리커브 남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김제덕은 시상식에서 거수경례를 했다. 5년 전 도쿄 올림픽 금메달로 병역특례를 받은 그는 예술체육요원 신분이다. 국제대회에 입상한 선수들은 2년10개월간 예술, 체육 분야에 종사하는 보충역 복무를 하게 된다. 김제덕은 “특례를 받은 거지 면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모두가 김제덕처럼 모범적이진 않다.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체육요원의 복무규정 위반은 총 42건으로 집계됐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논란이 일자 제도 존폐 여부를 논의했다가 유지를 결정했다. 예술·체육요원이 연간 45명 수준으로 병역 자원 확보 효과는 크지 않고, 국민 사기 진작과 국가 위상 제고 효과가 크다는 판단이었다.
지난 8월 홍소영 병무청장은 “보충역 가운데 예술·체육요원 등 민간 분야를 상당 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월드컵·WBC·세계선수권 등 종목에 따라 위상이 다른 대회를 감안해 누적 점수제로 전환하자는 주장을 내놓는다. 입대 기한을 30대 중반까지 유예해 주는 방안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