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백자의 둥근 형태가 캔버스 위의 이미지로 가마에서 구운 회화로 빛이 스며드는 섬유 작품으로 변주된다.
샤토갤러리(관장 수 박)와 갤러리H(관장 케이트 홍)가 공동 기획한 그룹전 ‘달항아리의 재해석(Reimagining the Moon Jar)’이 샤토갤러리에서 오는 10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한국과 미국,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인 작가 6명이 서로 다른 재료와 기법으로 달항아리를 풀어낸다.
달항아리는 두 개의 몸체를 따로 빚어 이어 붙이는 조선 백자의 대표적인 형식이다. 반듯한 대칭 대신 제작자의 손길과 가마의 불에 따라 달라지는 곡선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는 그 익숙한 형태에 각 작가의 기억과 문화적 경험을 담았다.
손정숙은 달항아리를 회화의 대상으로 삼아 전통적인 형태에 색채와 조형적 해석을 더 한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하정 리 로저스는 한국의 분청 기법과 백토 상감을 영국 공예의 문양과 연결한다. 박인숙은 달항아리와 집, 꽃 등의 이미지를 겹쳐 기억이 쌓이고 희미해지는 시간을 표현한다.
김중식은 조선백자 달항아리와 서양 인물 이미지를 중첩하는 더블 팝아트로 동서양의 만남을 보여준다. 오만철은 흙과 안료, 유약을 사용해 회화를 가마에서 완성하는 ‘1330℃ 페인팅’으로 달항아리의 빛과 질감을 구현한다. LA에서 활동하는 신예진은 모시·비단·삼베 등 전통 직물을 손바느질로 잇는다. 그의 작품에서 달항아리의 단단한 형태는 빛과 그림자에 따라 달라지는 부드러운 섬유 구조로 바뀐다.
전시를 기획한 케이트 홍 갤러리H 관장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 여섯 작가의 달항아리는 ‘달항아리는 오늘날에도 무엇을 담을 수 있는가’라는 공통된 질문을 향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