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 투자·사무실 임대 호황, 고용 효과는 제한적 미디어·글쓰기 등 신입 채용공고 41% 감소
뉴욕의 인공지능(AI) 산업이 대규모 투자와 사무실 임대 증가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청년층의 취업 기회 확대로는 충분히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시 주요 기업인들의 연합체인 ‘뉴욕시 파트너십’ 보고서에 따르면, AI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뉴욕시에서 임대한 사무실 면적은 220만 제곱피트를 넘었다. 지난해 연간 임대 면적의 두 배 이상이다. 지난해 뉴욕 AI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벤처투자도 사상 최대인 167억 달러로,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반면 고용시장 성장세는 둔화했다. 지난해 뉴욕시에서 늘어난 민간 부문 일자리는 3만8000개로, 전년 증가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기업들이 경력직 중심으로 채용하면서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청년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AI 자동화의 영향을 받기 쉬운 직종에서 신입 채용공고 감소가 두드러졌다. 챗GPT가 출시된 2022년 이후 디자인·미디어·글쓰기 분야의 신입 채용공고는 41% 줄었다. 행정직은 31%, 경영 분야는 27%, 금융 분야는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AI 기술을 요구하는 신입 채용공고는 오히려 55% 증가했다.
경제학자들은 신입 채용 위축의 배경으로 여러 요인을 꼽는다. 원격근무 확산으로 신규 직원 교육과 멘토링이 어려워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AI 역시 채용 감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이지만, 신입 일자리 감소를 모두 AI 때문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스티브 풀럽 뉴욕시 파트너십 최고경영자(CEO)는 청년들이 신입 일자리와 주거를 모두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 경제적 격차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 성장의 혜택을 누리는 계층과 뒤처지는 계층이 갈리는 ‘K자형 경제’가 뉴욕에서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풀럽은 AI 기업들의 사무실 임대 기간이 다른 기업보다 짧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아직 뉴욕에 일자리가 충분히 생긴 것은 아니다”라며, 사무실 임대 증가가 곧바로 고용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AI가 새로운 성장을 이끌 것인지, 뉴욕 경제를 지탱해온 사무직 일자리를 줄일 것인지에 대한 논쟁 속에서 나왔다. 뉴욕시의회는 주요 AI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청문회를 열어 기술 안전성과 규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마크 레빈 뉴욕시 감사원장도 최근 AI가 주도하는 주식시장 호황과 관련, 기업 가치가 급락할 경우 뉴욕시 경제에 심각한 취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