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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게 때려라” 男제자와 동거한 여교사…그 뒤엔 막장극 있었다

중앙일보

2026.10.0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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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중플 시리즈 〈당신은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
사건을 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취재수첩을 펼치고, 수십 년 묵은 기록을 뒤지며 진실의 파편을 모아온 사람들. 〈그것이 알고 싶다〉〈꼬꼬무〉〈용감한 형사들〉을 만든 최삼호(28년 차) PD와 장윤정(27년 차) 작가가 함께 이 시리즈를 씁니다. 수십 년의 현장 취재에서 끝내 잊지 못한 사건들, 방송이 끝난 뒤에도 마음속에 남아 있던 그 장면들을 이제 글로 꺼냅니다. 그들이 꼽은 최악의 사건 현장 속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당신은 지금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

「

#1. 여교사와 남제자의 합숙 과외

」
2013년 7월. 기괴한 사건 하나가 연일 뉴스에 올랐다. 당시 보도된 뉴스를 보면, 이해되지 않는 이질적인 단어들이 여럿 등장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JTBC 기자의 리포트 내용을 그대로 인용한다.
“인천의 한 주택가. 이 일대 빌라 원룸에서 16살 K군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K군을 숨지게 한 것은 과외 교사인 29살 여성 A씨. 과외를 한다며 두 사람은 올해 2월부터 동거를 했습니다. 사건 당일 분노한 A씨가 끓는 물을 붓는 등 폭행을 했고, K군은 화상 후유증으로 사흘 뒤에 숨졌습니다.”
16세 남학생, 29세 여교사, 과외, 원룸, 동거, 끓는 물. 어떤 서사가 머릿속에 그려지시는가.

여교사와 남학생이 합숙 과외를 하게 된 배경은 이렇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곳은 K군이 재학 중이던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 A씨는 교생 실습을 나온 선생님이었다. 그런데 그해 2월, A씨는 K군에게 자퇴를 권유한다. 극구 반대하는 K군의 부모도 A씨가 설득했다.

“아이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어요. 어디 말도 못 하고 힘들어해요. 제가 책임지고 검정고시 합격시킬 테니, 저한테 맡겨주세요.”

‘왕따’란 말에 놀란 부모가 이를 허락하고, 그때부터 인천 원룸에서 합숙 과외가 시작됐다. 체벌을 빙자한 폭행과 함께.
경찰이 확보한 당시 범행에 쓰였던 골프채. 사진 JTBC 방송 캡처

경찰이 확보한 당시 범행에 쓰였던 골프채. 사진 JTBC 방송 캡처

K군이 공부를 게을리하거나 말을 듣지 않을 때마다 상상을 초월하는 체벌이 가해졌다. 야구방망이·벨트·골프채에 이어 끓는 물까지. 직접 사인은 화상(몸 전체 면적의 80%)으로 인한 패혈증이었다. 집 안 곳곳에서 오래된 핏자국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폭행은 오랜 기간 이어진 것으로 보였다.

그는 대체 왜 이런 짓을 벌인 걸까. 교생 실습으로 잠깐 맺어진 사제지간. 그 짧은 시간에, 무슨 원한이 사무칠 수 있단 말인가.

「

#2.사랑의 밀어가 복종으로

」
여교사 A의 휴대전화에서 수상한 문자들이 쏟아져 나왔다. 발신인은 A의 남자친구, ‘원이’.
많게는 하루 100건 넘게 주고받은 문자의 내용은… 연인의 그것이 아니었다.

〈지금 밥 한 솥 만들어서 고등어 구운 다음에 이렇게 먹는다. 실시!〉
〈K군 공부 몇 페이지부터 몇 페이지까지 시키고 말 안 들으면 어디 어디 몇 대 때릴 것!〉
‘원이’가 이런 메시지를 보내면, A는 〈시행했습니다〉라고 답을 보냈다. 심지어 이런 문자도 있었다.

발신일시: 2013년 5월 5일 오후 1시42분
문자 내용: 씨X, ○○(K군 이름) 죽여라. 머리통 피 나오든 말든 죽이게 때려라.

문자 내용으로 추정컨대, ‘원이’란 인물은 K군에게 적개심이 가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체 누굴까. 왜 K군에게 원한을 갖게 된 걸까.

여교사 A와 ‘원이’의 연애는 4년 전 시작됐다. 연애 한 번 해본 적 없던 A에게 친구가 남자친구를 소개해줬다. 그런데 조건이 이상했다.

“원이가 미국 유학 가 있어서 만날 순 없어. 통화도 안 되고. 문자로만 얘기해야 하는데 괜찮겠어?”

그렇게 시작된 문자 연애. A는 원이에게 푹 빠졌고, 어느새 원이는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연인이 되었다. 사랑의 밀어로 시작된 문자는 점점 주종 관계로 변질된다. 원이의 지시에 A는 철저히 복종했다.

여교사는 대체 무엇을 믿고 제자를 죽이라는 남친의 명령까지 따랐던 걸까. 여기서 다시 막장극이 펼쳐진다.
사망한 K군은 몸 전체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이로 인한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와 박소희가 6L가 넘는 양의 끓는 물을 K군 몸에 부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 JTBC 방송 캡처

사망한 K군은 몸 전체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이로 인한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와 박소희가 6L가 넘는 양의 끓는 물을 K군 몸에 부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 JTBC 방송 캡처

「

#3.아이는 왜 떠나지 못했나

」

그렇다면 K군은 왜 도망치지 않았을까. 집에 가고 싶다고 할 때마다 가혹한 폭행이 이어졌다. 그런데도 아이는 원룸을 떠나지 못했다.

K군에게 온 문자 메시지에서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공부를 시키거나 체벌을 지시하는 내용이 아니었다.

(계속)

“나는 너밖에 없고, 너를 사랑한다. 네가 없으면, 나는 죽는다.”

열여섯 살 제자에게 사랑을 속삭인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리고 그 아이와 합숙하던 여교사에게 남자친구는 왜 “죽이게 때려라”고 지시했을까.


여교사를 조종한 ‘원이’의 정체와 사랑의 문자와 폭행 명령 뒤에 얽힌 기막힌 막장극 전말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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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삼호.장윤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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