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서 30대 日 여성 강도살인 혐의…오키나와 주둔 미군 체포
중앙일보
2026.10.04 20:01
일본 오키나와현 미 해병대 후텐마 항공기지. AP=연합뉴스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미 해병대원이 현지 여성을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체포되면서 일본 정부가 미국 측에 강력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5일 교도통신과 NHK,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오키나와현 경찰은 나하시의 한 호텔에서 39세 여성 A씨를 살해하고 지갑과 배낭 등을 빼앗은 혐의로 미 해병대원 데빈 제이콥 발라드(20)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후텐마 미 해병대 항공기지에 배치된 발라드는 지난 3일 새벽 나하시 와카사 지역의 한 호텔에서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호텔 직원은 퇴실 시간이 지나도록 객실에서 응답이 없자 내부를 확인했다가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목이 압박돼 질식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결과 A씨는 발라드와 함께 호텔에 들어갔고, 이후 발라드로 추정되는 남성이 혼자 A씨의 소지품을 들고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11시30분쯤 오키나와시 유흥가에서 양팔의 문신과 머리 모양 등 CCTV 속 남성과 특징이 비슷한 발라드를 발견했다. 경찰은 발라드에게 임의동행을 요구한 뒤 4일 새벽 긴급체포했다. 발라드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사건이 알려지자 일본 정부는 미국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엑스를 통해 “지극히 잔인하고 흉악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미국 측에 최대한의 수사 협조와 미군의 기강 확립,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도 “용납할 수 없으며 강한 분노를 느낀다”며 방위성 차원에서 미국 측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차관도 조지 글래스 주일 미국대사에게 전화해 항의했다.
글래스 대사는 피해자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고 일본 당국의 수사에 전면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군 제3해병원정군도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일본 당국의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오키나와에서는 미군 관계자의 범죄와 사고가 잇따르면서 미군기지 주둔을 둘러싼 반발이 이어져 왔다. 일본에 주둔하는 미 해병대 약 1만8000명의 대부분이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다.
현예슬([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