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자원 경쟁이 전쟁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긴장감 넘치는 팀 서바이벌로 구현해 화제가 된 웨이브 오리지널 ‘더 커뮤니티2: 보이지 않는 손’ 연출자 권성민 PD의 말이다.
권 PD는 앞서 ‘더 커뮤니티:사상 검증 구역’(2024)으로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사상 검증’이란 독특한 방식으로 생존자를 결정한 시즌 1도 수작이란 평가가 나왔지만, 시즌 2는 팀 플레이를 통해 국가라는 커뮤니티가 구성원의 생존을 위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양상이 펼쳐진다. 마지막 10화 공개(9일)를 앞두고 ‘더 커뮤니티’ 시리즈를 기획한 권 PD를 서면으로 만났다.
웨이브 오리지널 프로그램 '더 커뮤니티' 시즌 1, 시즌 2를 기획한 권성민 PD.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더 커뮤니티’ 시즌 2는 개개인이 경쟁하는 전작과 달리, 13명의 출연자가 팀으로 묶인 채 자원 경쟁을 벌이며 생존 게임을 한다.
각 팀은 불균형한 인적 구성, 불공평한 자원 보유량, 불균질한 자원 생산 능력을 부여 받았다. 예를 들어 생존에 관련된 ‘라이프’를 생산하는 블루 팀은 여자 3명, 모든 활동에 필요한 ‘크레딧’을 생산하는 레드 팀은 남자 3명, 화폐 발행권이 있는 화이트팀은 6명(남3, 여3)으로 구성됐다. 남자 1명 홀로 팀이 된 블랙은 마음씨 좋은 상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전쟁이 일어나야 상금을 얻을 수 있는 군수업자다.
각 팀의 리더는 매일 밤 ‘리더 간 협의’ 시간에 각 팀원의 생사를 결정한다. 리더가 자신과 각 팀원의 이름이 적힌 자리에 ‘라이프’를 꽂아야 생명 연장이 가능한데, 팀원 수보다 라이프 갯수가 부족하면 누군가는 죽음을 맞아 퇴소해야 한다. 라이프가 남아있어도 리더의 결정만으로 팀원이 죽게 될 수도 있다. 각 팀의 마지막 생존자는 라이프가 없어도 ‘영생’이 가능하다는 룰이 있어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5화 마지막 장면은 팀원을 믿지 못해 흔들리는 블루 팀 리더 피트(이수민)에게 나머지 리더들이 “팀원들에게 라이프 꽂지 말고 혼자 생존하라”고 회유하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레드 팀 리더 마이야르(유튜버 승우아빠·목진화)가 “(리더끼리 영생하는) 이 멋진 신세계, 가 볼 의향이 있습니까?”라고 말하는 모습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리더의 편견과 욕망을 이용해 다른 팀이 무너지도록 유도하는 이 장면은 유튜브 조회 수 109만 회를 넘기며 화제가 됐다. 이 동영상엔 “국내 서바이벌 통틀어 손꼽히는 명장면” “기획력이 대단하다”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웨이브에 따르면 5화 공개 다음 주(9월 21일~27일) 동안 시청자 수는 방영 첫 주에 비해 약 60%, 시청 시간은 220% 증가했다.
권 PD는 화제가 된 장면의 배경인 ‘리더 간 협의’는 기획 단계부터 공들인 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더들이 그룹을 대표해서 활동하지만, 동시에 리더들끼리의 밀회가 허락된다면 갈등의 양상도 다채로워질 것이라 기대했다. 촬영 장소부터 조명, 앵글까지 드라마적인 긴장감을 만들고자 했고, 팀원들과 소통할 수 없는 상태에서 끊임없이 딜레마에 처했으면 했다”고 말했다. 또, 리더가 팀원의 라이프를 제출하지 않으면 죽음에 이르는 설정에 대해선 “공정한 스포츠이길 기대하는 다른 서바이벌 게임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이런 설정을 한 건 리더의 배신이 일어날 여지도 있겠지만,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선 팀을 위한 공리주의적인 판단을 할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더 커뮤니티 2' 한 장면. 화이트 팀 루나(이세승·왼쪽)와 지니(이지나), 소금(임지나·오른쪽 아래), 피트(이수민·오른쪽 위) 등 블루 팀이 자원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사진 웨이브]
여자 3명으로 구성된 블루 팀은 다른 팀이 필요로 하는 라이프를 가장 많이 보유했지만 5화에서 팀원 2명을 잃으며 가장 먼저 무너졌다. 시즌 1에서 비호감으로 낙인 찍힌 출연자 지니(이지나)에 대한 편견과 오해 탓이다. 권 PD가 “유학파 경제학 전공자인 만큼 거래와 협상이 중요해진 시즌 2에서 더 활약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다”고 다시 부른 이유를 설명했지만, 지니는 결국 배신감에 눈물을 흘리며 집으로 돌아갔다.
블루와 레드 팀을 각각 여자와 남자로만 구성한 것도 팀의 개성을 극대화했다. 이에 대해 권 PD는 “성별로 나눈 가장 큰 이유는 우선 시청자들이 초반에 각 인물과 팀을 기억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이 초반에 인물과 팀을 파악하다 지치지 않도록 ‘남자로 이뤄진 레드, 여자로 이뤄진 블루’처럼 명확한 개성을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출연자 배치는 각각의 팀이 가진 기능과 팀 내부의 역학관계 등을 다양하게 고려했다”고 말했다.
권 PD는 이 프로그램이 공감을 얻은 이유 중 하나로 “출연자들이 죽음과 전쟁에 대한 프로그램 설정을 유사 현실처럼 몰입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그냥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맘에 안 드는 사람은 라이프를 주지 않아서 집에 보내버리고 수틀리면 전쟁 일으키면 된다고 쉽게 말할 수 있겠지만, 현실처럼 몰입하니 퇴소가 진짜 죽음 같고, 전쟁이란 단어에 부담과 압박을 느낀 것 같다”며 “최종 성패가 결정되는 마지막 회에선 더욱 몰입한 출연자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