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서울 강덕초에서 열린 ‘AI 클래스’에서 학생들이 실습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학교 숙제 할 때 인공지능(AI) 도움을 한 번도 안 받아본 사람?”
지난달 28일 서울 강동구 강덕초 6학년 교실.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든 강사가 묻자 학생 22명 가운데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반대로 ‘챗GPT’ 외에 써본 AI 서비스를 묻자 교실은 금세 왁자지껄해졌다. “제미나이요.” “그록으로 숙제 물어봤어요.” “AI 지우개도 써봤어요.” 학생들은 손을 들고 앞다퉈 발표했다.
이날 수업은 삼성전자가 준비한 ‘갤럭시 AI 클래스’다. 지난해 1학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담당 교사가 학급 단위로 삼성닷컴에서 신청하면 삼성전자가 일정과 희망 과목 등을 협의해 참여 학급을 확정한다. 이후 전문·보조 강사가 교실을 찾아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수업한다.
1교시는 AI의 개념과 윤리, 올바른 활용법을 배우는 ‘AI 기본 소양’ 시간이었다. 강사가 “AI도 그럴듯한 거짓말을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하자 한 남학생은 “세상에”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2교시부터는 학생들 손에 갤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쥐어졌다. 학생들은 꿈꾸는 공간을 프롬프트로 입력해 AI 이미지로 만들었다. 한 학생은 바닷속에 아늑한 집과 정원을 만들었고, 다른 학생은 최신형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와 50인치 TV가 놓인 공간을 구현했다. 완성한 그림은 관심사와 꿈을 정리한 ‘비전보드’에 담았다.
아이폰을 쓰는 박서아(12)양도 이날은 갤럭시를 들었다. 박양은 “삼성폰은 AI 기능이 들어가 있어 편했다”며 “상상한 내용을 AI가 바로 만들어주니까 신기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게 이 교실은 AI 교육장이면서 10대에게 갤럭시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장이기도 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7월 전국 13세 이상 16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갤럭시 사용률이 81%로 압도적이었다. 13~18세에서도 갤럭시(61%)가 아이폰(39%)보다 높았지만, 다음에 사고 싶은 스마트폰은 갤럭시 47%, 아이폰 51%로 나타났다.
김경진 기자
스마트폰은 운영체제와 앱, 웨어러블 등 일상의 디지털 경험이 하나의 생태계로 묶여 ‘락인(Lock-in) 효과’가 강하다. 그만큼 이른 시기의 브랜드 경험이 오래 간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반짝 이벤트보다 어릴 때부터 일상에서 친숙해지는 장기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앞세운 무기는 AI다. 갤럭시 S24 시리즈부터 온디바이스 AI를 전면에 내세우고, 통번역과 생성형 편집 등 스마트폰에서 바로 체감할 수 있는 AI 기능을 확대해왔다. 갤럭시 AI 클래스도 제품 기능을 일방적으로 설명하기보다 학생들이 관심사와 꿈을 표현하면서 자연스럽게 갤럭시를 경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박현근 강덕초 교장은 “AI와 행복하게 공존하는 법을 배우는 게 갈수록 중요하다”며 “민간 기업과 공교육이 협력하는 장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갤럭시 AI 클래스는 지난해부터 올해 1학기까지 약 17만5000명이 수료했다. 참여 학교는 1000여 곳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2학기 7만여 명을 추가해 2년간 누적 25만명 이상을 교육할 계획이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앞으로도 쉽고 즐겁게 배울 수 있는 AI 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