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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감찰도 처벌도 힘든 선관위…선거무효소송 1200일 넘게 지연

중앙일보

2026.10.0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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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180일 이내 처리해야하는 선거무효소송의 처리 기간이 최장 1200일 이상에 달하는 등 선거 관리 부실에 대한 후속 조치가 지나치게 더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사태 이후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대한 특검 수사까지 진행 중이지만 직무감찰 등이 사실상 불가능해 수사 속도가 나지 않고 형사책임을 지우기도 힘든 만큼 선거 관리 업무 부실을 검증할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월17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뉴시스.

지난 9월17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뉴시스.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22대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선거무효소송의 평균 처리기간은 ▶20대 406일(최장 635일) ▶21대 943일(최장 1217일) ▶22대 133일(최장 626일) 이었다. 공직선거법상 법원은 선거에 관한 소가 제기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

선거무효소송은 선거사무 관리·집행 과정에서의 하자가 선거 결과를 뒤바꿀만한 영향을 미쳤을 때 선거를 무효로 할 수 있는 제도지만, 선거무효 판결로 이어진 경우는 20년 넘게 한 차례도 없었다. 사소하거나 결과와 무관한 하자까지 모두 무효로 만들면 선거가 반복되고 선출직 공직자의지위가 불안정해져 민주적 의사결정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0~22대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선거무효소송 162건 중 ▶22건(13.6%)은 각하 ▶97건(59.9%)은 기각 ▶2건(1.2%)은 일부 각하·기각 ▶14건(8.6%)은 소취하됐다. 20~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투표관리관 사인 누락, 일련번호 미절취, 투표함 봉함 이상 등으로 인해 선거무효소송이 제기됐지만 주로 ‘선거 결과에의 영향력 없음’을 이유로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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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도, 2241표 착오도 감찰·형사처벌 불가

선관위 특검 관계자들이 지난 9월17일 대구시선관위에서 압수 물품을 가지고 철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관위 특검 관계자들이 지난 9월17일 대구시선관위에서 압수 물품을 가지고 철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소송뿐 아니라 감찰이나 수사 등 다른 절차를 통해서도 선거 관리 부실에 대해 제대로 점검해 책임을 묻거나 처벌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다.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도 아니다. 헌법에 설치 근거를 둔 독립기관이라서다. 2023년 5월 선관위 사무총장 등 고위공무원 자녀의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졌을 때 감사원은 직무감찰을 실시하고 채용분야 규정 위반 878건(2013~2023년)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이후 감사원의 직무감찰권 행사가 선관위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취지의 권한쟁의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고, 헌재는 지난해 2월 이를 인용했다. 선관위는 대통령·행정부로부터 독립하도록 헌법이 별도로 둔 기관인데, 행정부 내부의 공직 통제 장치인 감사원 직무감찰을 하는 건 선거관리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형사 절차를 통한 비위 입증이나 책임 추궁도 쉽지 않다. 어떤 내부 비리가 있었는지 인지할 경로가 극히 제한적이어서다. 2024년 선관위는 내부감사를 통해 충북선관위가 230억원의 선거 경비를 임의로 집행하고 관련 서류를 변조했다는 걸 밝혀냈지만 언론 보도 외에는 다른 기관이나 외부에 이 사실이 공개되지 않았다. 정보공개청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 표 한 표가 소중한 선거의 특성상 엄정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지만, 명백한 업무상 착오로 수천표를 잘못 계산하는 일이 발생했음에도 형사책임을 묻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 2024년 총선 당시 수원 정 선거구에서 유효표 2241표가 무효표로 잘못 공표됐다. 당시 선관위는 오류를 확인한 뒤 후보자들에게만 개별 통지했고, 개표 결과를 즉시 정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수원남부경찰서는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고 업무상 실수로 판단해 사건을 불송치했다. 형법상 직무유기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 수행을 의식적으로 방임한 경우 등에 적용될 수 있는데 선관위의 경우 감찰과 수사 등으로 증거를 확보하거나 정황을 확인하기 위한 문턱이 지나치게 높아 이를 입증하기가 특히 어렵다는 게 수사 기관의 설명이다.

김민전 의원은 “투표용지 부족사태와 같이 선거권 침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뿐 아니라 절차상 위법 여부를 엄정히 처벌할 방안이 필요하다”며 “대법원 단심제로 진행되는 선거무효소송의 경우 신속한 심리를 위한 제도적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허정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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