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올해 기독교 난민 수용 사실상 0명"…'오픈 도어스 US' 등 보고서

Los Angeles

2026.10.05 17:5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난민 프로그램 사상 처음"
전 세계 박해 심화됐지만
미국 난민 수용 정책 중단
미국이 2026 회계연도에 종교적 박해를 피해 탈출한 기독교 난민을 사실상 단 한 명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독교 인도주의 단체 '월드 릴리프'와 '오픈 도어스 US'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난민 수용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 박해받는 기독교 난민의 미국 정착이 0명을 기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으로 추정했다.
 
오픈 도어스의 2026년 세계 감시 목록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최소 4849명의 기독교인이 신앙 때문에 목숨을 잃었으며 수천 명이 체포와 투옥을 비롯한 각종 박해를 당했다. 종교적 박해 때문에 집을 떠나야 했던 기독교인도 22만4129명을 넘었다.
 
그러나 미국의 난민 프로그램은 이들에게 사실상 아무런 피난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오픈 도어스가 기독교 박해가 가장 심각하다고 평가한 50개국에서 종교적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재정착한 기독교 난민은 2015년과 비교해 100% 감소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국은 역사적으로 수행해온 박해받는 종교적 소수자들의 피난처 역할에서 크게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30일 끝나는 2026 회계연도에 미국이 받아들이는 난민은 약 1만1000~1만60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입국한 사람들은 사실상 대부분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백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인구의 다수가 기독교인이라고 밝히는 국가이며,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종교적 박해가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국가로 분류되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들이 부당한 인종 차별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난민 수용 대상으로 지정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이외에 올해 미국에 들어온 난민은 아프가니스탄인 3명으로, 이들 역시 종교적 소수자는 아니었다.
 
월드 릴리프의 마이얼 그린 회장은 기독교인 박해가 기록적으로 심각한 상황에서 미국이 난민 프로그램 출범 이후 가장 소극적으로 박해 받는 기독교인들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독교인뿐 아니라 박해받는 다른 종교적 소수자들의 미국 입국 역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월드 릴리프의 매슈 소런스 정책 담당 부회장은 보고서 발표 브리핑에서 "미국은 여러 측면에서 신앙 때문에 박해를 피해 달아나는 사람들에게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의 많은 기독교인이 미국을 기독교인들이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곳으로 바라봤다"며 "올해 미국은 그런 명성에 걸맞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난민 재정착 제도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본국에서 특정한 형태의 박해를 피해 탈출한 사람들은 해외에서 인터뷰와 신원 검증 절차를 거친 뒤 난민으로 미국에 입국할 수 있다. 대통령은 매년 난민 수용 상한선을 결정한다.
 
그린 회장은 "사람들은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이 여전히 미국으로 올 수 있는 통로가 있을 것이라는 높은 기대를 갖고 있다"며 "많은 이들이 실제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놀란다"고 말했다.
 
복음주의자들의 여론은 난민 수용에 비교적 우호적이다.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복음주의 기독교인의 70%가 미국에 난민을 받아들일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올해 복음주의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같은 견해에 동의한 비율이 82%로 더 높았다.

안유회 객원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