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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투표는 차세대 미래 위한 투자

Los Angeles

2026.10.0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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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환 OC취재담당·국장

임상환 OC취재담당·국장

“거, 아무개 말이야. 기껏 투표해 당선시켜 놓았더니 우리를 위해 해주는 게 없네. 투표해 봐야 소용없어.” 이런 말을 들어본 이가 꽤 많을 것이다. 언뜻 그럴싸하게 들리기도 한다. 사실 선출직 공직자가 특정 커뮤니티를 위해 무슨 일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 아니, 어렵다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이다.
 
한인 시의원 가운데 많은 이들이 경험하는 일이 있다. 자신이 속한 지역 커뮤니티의 한인을 챙기는 것이 시의회 입성 전에 생각했던 것과 달리 어렵다는 사실이다. 한인 사회를 위해 무슨 일을 하거나 하려 들면 주민 사이에서 “저 시의원은 자신이 한인이라고 한인 커뮤니티만 챙긴다”라는 식의 견제가 시작된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란 생각으로 몇 번 강행하고 나면 시의회 내부에서도 한인을 위한 프로젝트에 태클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런 현상은 지역구별 선거제를 도입한 도시가 늘면서 심화한 면이 있다. 특정 지구에는 한인이 밀집 거주하고, 다른 지구에는 라티노, 또 다른 지구에는 백인이 많이 사는 도시의 예를 보자. 이 도시의 시의원들은 한인을 위한 프로젝트에 찬성표를 던지고 나면 한인 시의원이 지역구 내 밀집 거주 타인종을 위한 자신의 프로젝트에 동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철저한 ‘주고받기’다. 만약 한인 시의원이 시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찬성하지 않을 경우, 묵시적 동맹 관계에는 커다란 금이 생긴다. 이후 한인 시의원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매우 높은 확률로 여러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그나마 지역구에 한인의 수가 많은 도시 시의원은 주민, 동료 시의원 눈치를 덜 볼 수 있다. 반면, 한인 유권자가 그리 많지 않은 도시에서 타인종 유권자의 지지에 힘입어 당선된 시의원은 ‘한인을 위해 하는 일이 없다’라는 말과 ‘저 시의원은 한인만 챙긴다’라는 말을 동시에 들으며 난감한 상황에 놓이기 쉽다.
 
한인 사회가 지역 커뮤니티에 크게 기여하며 커뮤니티의 일부로 인정받는 도시의 한인 시의원들도 운신에 어려움을 느끼는 터에 한인 유권자 비율이 낮은 도시의 한인 시의원이 겪을 고충은 당연히 더 클 것이다.
 
물론 한인 시의원에게 한인사회를 위해 기여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한인의 결집된 지지에 힘입어 당선된 시의원이라면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맞다.
 
단, 한인 시의원이 한인 사회를 돕는 것과 특정 개인 또는 그룹을 지원하는 것은 철저히 구분해야 한다. “시의원에 당선시켜 놓았더니 한인을 위해 무슨 일을 했나”라고 말하는 이 가운데는 자신의 민원이 해결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은 이도 꽤 있다.
 
다행인 점은 한인 선출직 공직자를 자신의 민원 해결 창구로 여기는 한인의 수가 이전보다는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한인 사회가 그만큼 성숙했기 때문이다. 누군가 한인 시의원이 한인 사회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며 투표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투표는 나와 자녀를 위해 하는 것”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흔히 정치를 주민의 일상과 동떨어진 것으로 여기는 이가 많지만, 사실 정치는 우리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조례와 법을 만드는 일이다. 당연히 정치인의 결정은 민생과 직결된다.
 
한인 유권자가 열심히 투표하면 그 과실은 자녀 세대에게도 돌아간다. 미래를 위한 투자인 셈이다. 한인 후보가 출마해도 한인이 투표를 안 하면 차세대 정치인을 배출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한인 후보가 없는 곳에서는 한인 사회를 대변하겠다는 타인종 후보에게 표를 주면 된다.
 
이번 주 내로 대다수 유권자가 우편투표지를 받게 된다. 미루지 말고 꼭 투표하자.
 
오렌지카운티에서는 역대 최다인 6명의 한인이 11월 3일 시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교육위원 선거에 나선 이도 3명이다.
 
한인 사회 정치력 신장 캠페인의 핵심은 한인 투표 참여율 제고다. 투표율을 높이는 것이 먼저다. 투표율이 치솟으면 한인 선출직 공직자는 물론 정치에 뜻을 품는 젊은이도 늘어난다.

임상환 OC취재담당·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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