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새로 승인되는 처방약의 연간 가격 중간값이 25만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신약 개발이 희귀질환과 암 등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고가 의약품이 늘면서 환자와 고용주, 보험사, 납세자의 부담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하버드 의대 연구진이 의학저널 JAMA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신약 제조업체가 책정한 연간 정가의 중간값은 2008년 약 3만9000달러에서 2025년 25만 달러 이상으로 6배 넘게 상승했다. 연구진은 이 기간 신약 출시가격이 연평균 약 16%씩 상승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하버드 의대 벤저민 롬 교수는 “오늘날 출시되는 신약의 평균적인 연간 비용이 25만 달러를 넘는다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암 치료제 가격은 훨씬 높다. 올해 승인된 췌장암 치료제 라손크(Rasonque)의 출시가격은 연간 약 48만 달러에 달한다.
임상·경제성평가연구소(ICER)에 따르면 2024년 이후 출시된 일부 암 치료제의 연간 가격도 40만 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25만 달러는 환자가 약국에서 실제 지불하는 금액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보험 할인이나 제약사 리베이트가 적용되기 전의 정가다. 실제 환자 부담은 보험 종류와 코페이, 디덕터블, 코인슈어런스 등에 따라 달라진다. 제약업계도 정가만으로 실제 의료비 부담을 판단하는 것은 불완전하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환자단체들은 신약 가격이 6자리 숫자까지 치솟는 현상은 부당하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가격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에도 신약 출시가격 상승 추세가 뚜렷하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IRA는 메디케어에 처음으로 일부 처방약 가격 협상 권한을 부여하고 물가상승률보다 기존 약값을 더 많이 올리는 제약사에 부담을 부과했지만, 이번 연구는 법 시행 전후 신약 출시가격의 상승 추세에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