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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케인, 라민 야말, 킬리안 음바페, 리오넬 메시… 오리무중 발롱도르

중앙일보

2026.10.05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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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제정된 발롱도르는 전 세계 축구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이다. 디 스테파노, 요한 크루이프, 미셸 플라티니, 디에고 마라도나 등 전설적인 스타들이 모두 거쳐간 최고의 명예다. 유럽에서 뛰지 않아 현역 때 수상 기회를 누리지 못했던 펠레는 2014년 1월 뒤늦게 명예 발롱도르를 받은 후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2026 북중미월드컵 준결승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는 리오넬 메시와 해리 케인. 로이터=연합뉴스

2026 북중미월드컵 준결승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는 리오넬 메시와 해리 케인. 로이터=연합뉴스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 축구 전문지 프랑스풋볼은 지난달 8일(이하 현지시간) 2026 발롱도르 후보 30명을 발표했다.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는 송곳처럼 뾰족하게 도드라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다르다. 2025~26 시즌을 대상으로 한 올해 수상자는 누가 될지 예측하기 힘든 혼전 양상이다. 잉글랜드의 노장 해리 케인(33), 스페인의 신성 라민 야말(19), 프랑스의 축구황제 킬리안 음바페(28), 이미 전설이 된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39)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수상자는 기자단 투표로 결정된다.

2025~26 시즌에 무려 73골을 몰아친 케인은 가장 주목받는 선수다. 케인은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61골,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12골을 터트리는 압도적인 골 결정력을 과시했다. 이는 유럽 5대 리그 선수 기준으로 2011~12시즌 리오넬 메시(82골)에 이어 역대 단일 시즌 최다 골 2위 기록이다. 기록만 놓고 본다면 케인을 능가할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발롱도르는 골만 넣는다고 받는 상이 아니다. 올해는 특히 월드컵이 열린 해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잉글랜드가 3위에 그친 게 케인의 결정적인 약점이다. 또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와 자국 컵대회인 포칼에서 더블을 차지했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준결승에서 파리생제르맹(PSG)에 패해 탈락했다.

케인이 발롱도르를 탈 경우 잉글랜드의 5번째 수상자가 된다. 잉글랜드에서는 2001년 마이클 오언이 마지막 발롱도르 수상자였다. 앞서 스탠리 매슈스, 바비 찰턴, 케빈 키건 등이 수상했다. 월드컵이 열리기 전 케인은 “메이저 대회 타이틀 없이 발롱도르를 타기는 힘들다”고 말했지만 투표가 끝난 지금은 “발롱도르 수상은 엄청난 성과가 될 것”이라며 오는 2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시상식을 기다리고 있다.

야말은 사상 첫 10대 수상에 도전한다. 역대 최연소 수상자는 1997년 브라질의 호나우두였다. 당시 나이는 21세3개월이었다. 만 23세가 되기 전에 발롱도르를 품은 선수는 마이클 오언(2001년, 22세), 리오넬 메시(2009년 22세), 조지 베스트(1968년, 22세) 등 4명에 불과했다.

3일 열린 유럽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 체코전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는 스페인 공격수 라민 야말. EPA=연합뉴스

3일 열린 유럽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 체코전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는 스페인 공격수 라민 야말. EPA=연합뉴스

야말은 지난해에도 발롱도르 투표에서 우스만 뎀벨레(프랑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야말은 2025~26 시즌엔 더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라리가에서는 도움왕과 올해의 선수를 차지하며 바르셀로나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북중미 월드컵 우승은 결정적인 프리미엄이다. 야말은 비록 1골에 그쳤지만 스페인 대표팀의 주축으로 ‘무적함대’의 키맨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스페인 대표팀의 동료인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는 월드컵에서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수상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2025년에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는 야말과 케인이 맞대결했다. 이 경기에서 야말은 선제골을 넣으며 팀의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케인도 골을 넣었지만 후반 8분에는 페널티킥을 실축해 아쉬움을 남겼다. 야말은 “올해는 나도 수상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롱도르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한때 베팅 시장에서는 케인의 수상 확률을 56%, 야말은 28%로 점쳤다. 두 배 차이였다. 그러나 지금은 야말의 수상 확률이 45~50%로 케인(35~40%)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프랑스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공격수 음바페도 기록만 놓고 보면 강력한 도전자다. 음바페는 PSG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 25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3~4위전까지 8경기를 뛰면서 10골을 터트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하지만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가 무관에 그쳤고, 프랑스도 월드컵 준결승에서 탈락한 게 약점이다.

메시는 지금까지 무려 8차례나 발롱도르를 거머쥔 역대 최다 수상자다. 발롱도르 평가 기간 동안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45골 30도움이라는 믿기지 않는 기록을 쌓았다. 국가대표에서 물러난 메시에겐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5회 수상으로 메시에 이어 통산 최다 수상 2위를 기록 중인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올해 30명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해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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