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집행용 약물을 두 차례 투여받고도 생존한 미국의 여성 사형수가 집행 엿새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테네시주 내슈빌의 교도소에서 약물 주입 방식으로 사형 집행을 받은 크리스타 파이크(50)가 의식을 회복해 말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고 변호인단이 밝혔다.
파이크는 당시 사형 집행용 약물인 펜토바르비탈을 두 차례 투여받았지만 숨지지 않았다. 이후 구급차로 병원에 옮겨져 중환자 치료를 받아왔다. AP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도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었으나 이후 의식을 되찾아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변호인단은 파이크가 여전히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양팔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상태라고 밝혔다. 또 수갑과 족쇄가 채워진 채 병상에 묶여 있다고 전했다.
변호인단은 “회복은 의학적으로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장기적인 예후는 여전히 불확실하고 상당한 회복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테네시주 교정당국은 파이크가 입원 중이라는 사실 외에는 추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파이크는 18세였던 1995년 당시 19세였던 동급생 콜린 슬레머를 폭행하고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약 30년간 사형수로 복역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테네시주에서 200여년 만에 사형이 집행되는 첫 여성이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형 집행 과정에서 파이크가 계속 호흡하는 등 생존 징후를 보이면서 집행은 결국 중단됐다.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사태의 경위를 규명하기 위한 독립적인 제3자 조사를 지시하고 올해 남은 사형 집행을 중단했다. 사형 집행을 담당하는 프랭크 스트라다 테네시주 교정국장도 사임했다.
파이크에게 투여된 펜토바르비탈은 미국에서 약물 주입식 사형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연방 사형 집행에 사용됐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연방 차원의 사형 집행을 유예했다. 이후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 4월 펜토바르비탈을 이용한 연방 사형 집행 절차를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