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이용해 지인 사진으로 성적 허위 영상물을 만들고 아동 성착취물 등 불법 영상물 수천 개를 소지한 현직 경찰관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경찰관은 경찰에 입직하기 전에도 불법촬영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이후 경찰관으로 임용돼 범행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방공소청은 서울 동대문경찰서 소속 A경장(28)을 성폭력처벌법 위반(허위영상물 편집 등) 등 6개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AI를 이용해 지인 사진으로 성적 허위 영상물 400여개를 합성하고, 이 가운데 50여개를 다른 사람에게 반포·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물 10여개를 직접 촬영·제작한 혐의도 있다.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불법 영상물은 모두 5600여개에 달했다. 아동 성착취물 1600여개와 허위 영상물 2600여개, 불법 촬영물 1300여개 등이다. A씨는 범행에 사용할 피해자 얼굴 사진 등도 상당 기간 수집·보관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씨는 경찰관이 되기 전에도 비슷한 범죄로 수사받은 전력이 있었다. 2021년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교육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2년부터 다시 범행을 시작했고, 2024년 4월 경찰관으로 임용된 뒤에도 허위 영상물 제작과 반포 등을 이어갔다.
A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불법 촬영물을 소지했고, 경찰관이 된 이후에도 별다른 죄의식 없이 과거에 했던 행동을 반복적으로 이어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8월 대전의 한 고등학교를 방문한 대전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학생들을 상대로 딥페이크 특별 범죄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기소유예 전력이 있었는데도 경찰관 임용이 가능했던 것은 현행법상 기소유예 자체가 경찰공무원 임용 결격사유는 아니기 때문이다. 경찰공무원법은 성폭력범죄로 일정 수준 이상의 벌금형 등을 확정받은 경우 임용을 제한하고 있지만, 기소유예는 유죄 확정판결이 아니어서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때문에 A씨의 과거 기소유예 전력은 채용 과정에서 문제가 되지 않았다. 동대문경찰서는 A씨가 2021년 불법촬영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실을 이번 사건 수사가 진행된 뒤에야 알게 됐다고 밝혔다. 동대문경찰서는 수사 개시 통보 직후 A씨를대기 발령했으며 현재는 직위 해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