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AI가 의대 지원 에세이 작성에도 활용되는 시대에, 미국 의대는 무엇을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나?
▶답= 요즘 대학생들은 과제뿐 아니라 미국 의대 지원 자기소개서와 추가 에세이를 작성할 때도 ChatGPT와 같은 AI를 활용한다. 그렇다면 누구나 AI의 도움으로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시대에 의대는 무엇을 보고 학생을 선발할까. 미국의과대학협회(AAMC)는 UCSF 의과대학 로버트 왁터 교수와의 AI 인터뷰에서 의대 지원 에세이를 없애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에세이 작성과 평가 과정 모두에서 AI 활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왁터 교수의 대답은 "에세이는 여전히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학생이 어떤 경험을 했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다만 AI 시대에는 에세이를 과거와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말은 에세이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잘 쓴 문장 자체의 가치는 예전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AI가 문법과 표현, 글의 구조까지 잡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중요한 것은 좋은 글보다 좋은 글의 재료가 되는 실제 경험을 만드는 일이다. 학생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분명하다. 첫째, 학점과 MCAT 같은 기본 학업 능력이다. AI가 자기소개서는 도와줄 수 있지만 시험을 대신 볼 수는 없다. 둘째, 의료현장 경험과 꾸준한 봉사, 연구 활동이다. 활동의 숫자보다 얼마나 지속적으로 참여했고 어떤 책임을 맡았는지가 중요하다. 셋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병원에서 300시간 봉사했다는 사실보다 그 경험이 자신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가 중요하다. 넷째, 인터뷰 준비도 더 중요해질 수 있다. 환자와의 만남을 통해 공감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썼다면 면접관은 어떤 환자였는지, 당시 무슨 일을 했는지,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물을 수 있다. AI가 만든 문장을 외우는 것과 실제 경험을 자기 언어로 설명하는 것은 다르다. AI 시대라고 의대 준비가 쉬워진 것은 아니다. 훌륭해 보이는 지원서를 만드는 것은 쉬워졌지만, 차별화되는 사람이 되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 좋은 에세이를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AI에게 좋은 글을 부탁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에세이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경험을 먼저 만드는 것이다. 결국 AI 시대의 미국 의대 준비 전략은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AI가 대신할 수 없는 지원자가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