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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시간 지킨 누리호의 성공…“발사체 운용력, 한 단계 업그레이드” [팩플]

중앙일보

2026.10.07 00:53 2026.10.07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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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다섯 번째 우주 비행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번 발사로 한국은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위성 여러 기를 국산 발사체에 실어 한 번에 궤도에 올리는 ‘군집위성 시대‘의 문을 열었다.

누리호는 7일 오후 12시 25분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굉음과 함께 화염을 내뿜으며 이륙했다. 이륙 후 약 12분 뒤인 오후 12시37분 목표 궤도(고도 575㎞)인 태양동기궤도(위성이 매번 같은 시간대에 특정 지점을 지나가도록 설계된 궤도)에 도달했다.


누리호에는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네온샛’ 2~6호와 대학·기업·지방자치단체 등이 개발한 큐브위성 10기 등 15기가 실렸다. 궤도에 도달한 누리호는 35~40초 간격으로 네온샛 5기를 1기씩 내보냈다. 위성끼리 부딪히지 않도록 분리할 때마다 발사체 자세를 바꿔 다른 방향으로 떼어냈다. 이후 국산 소자·부품 검증, 미세먼지 관측, 의약품 실험 등의 임무를 지닌 큐브위성 10기를 10초 간격으로 2기씩 사출했다. 이 과정에서 미사출된 쿼터니언의 ‘퍼샛02’를 제외한 9기가 궤도에 올랐다.

모든 작업을 수행한 누리호는 이륙 약 20분 만에 비행을 종료했다. 비행이 무사히 종료되자, 숨죽이고 발사 과정을 지켜보던 나로우주센터 임무지휘센터(MDC)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7일 오후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7일 오후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역대 가장 많은 위성을 품고 우주로 향한 누리호는 여러 기의 주탑재위성을 정교하게 분리시키는 작업을 수행했다. 이전 4차 때보다 더 고도화 된 기술력이 요구되는 작업이었다. 운영 능력도 한층 더 안정됐다. 발사관리위원회가 오전에 정한 발사 시각에 맞춰 이륙했고, 모든 과정이 예상 시각에 진행됐다. 누리호 발사 사상 첫 정시 발사였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고객이 원하는 궤도와 시간에 맞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우주 수송 역량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주탑재위성인 네온샛 5기는 대당 100㎏ 미만의 초소형 군집위성이다. 초소형 군집위성은 단일 대형 위성 대신 유사한 기능을 가진 여러 기의 소형 위성을 하나의 시스템처럼 유기적으로 연계해 운용하는 위성군을 의미한다. 네온샛 2~6호는 발사 당일 남극 세종기지 지상국을 비롯한 국내외 지상국과의 첫 교신에 모두 성공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궤도에 오른 네온샛 5기는 각각 흑백 1m, 컬러 4m급 카메라를 달고 국가 안보나 재난 재해를 관측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정부는 2027년 6차 발사에서 7~11호 5기를 추가로 올려 위성 10기의 군집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위성 수만큼 촬영 기회가 늘어난다. 한반도를 하루 3회 이상 촬영할 수 있고, 재난 등 위급 상황 때 같은 지점을 24시간 안에 다시 찍을 수 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강성주 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재난이나 안보 분야에선 한 장의 정밀한 영상뿐 아니라 상황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바뀌는지를 빠르게 여러 번 확인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발사 현장을 찾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국내 최초로 초소형 군집위성 5기를 함께 발사해 위성 양산과 군집 운용 시대의 문을 열었다”며 “세계 우주 5대 강국 도약을 위해 기술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필요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챙겨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사에서는 민간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발사 준비·운용 참여가 4차 발사 때보다 더 확대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차에 이어 5차 발사에서도 누리호 제작과 총조립을 총괄했다. 이번에는 발사통제센터 22개 콘솔 중 20개에 한화 인력 23명이 참여했고, 이 중 18명이 콘솔을 직접 조작했다. 우주항공청과 항공우주연구원은 2029년으로 예정된 8차 발사 때는 민간이 주관해 발사하는 상업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사업총괄은 “5차 발사 성공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라며 “발사 준비와 운용 과정의 핵심 업무를 앞으로 더 이전받아 기술을 내재화하겠다”고 말했다.



홍상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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