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9일 미국 텍사스주 프리포트의 전략석유비축유(SPR) 시설에 원유 배관과 설비가 설치돼 있다. 뒤로 미국 국기와 텍사스주 깃발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비축유로 버텨온 유가 방어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그동안 비축유 방출로 가격 급등을 막아왔지만, 미·이란 전쟁이 길어지면서 시장에 풀 수 있는 여유 물량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아민 나세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런던에서 열린 ‘에너지 인텔리전스 포럼’에서 “세계 상업용 석유 재고가 60억 배럴 미만으로 줄었다”며 “대부분은 실제로 꺼내 쓰기 어려워 석유 공급 시스템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세르 CEO의 설명대로라면 남은 상업용 석유 재고 중 실제로 꺼내 쓸 수 있는 물량은 10%에도 못 미친다. 정유공장과 유통망을 유지하고 송유관 등을 채우는 데 필요한 물량, 탱크 바닥에 있어 실제 사용이 어려운 물량 등을 빼면 공급 충격을 막을 여유 재고가 6억 배럴 이하에 그친다는 추산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략석유비축유(SPR) 감소세
전쟁 이후 6개월간 소진된 세계 비축유 재고가 5억 배럴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반년 남짓 정도 쓸 수 있는 물량만 남은 셈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상업용 재고와 정부 비축유 등은 지난 2월 말 82억8700만 배럴에서 8월 말 77억8000만 배럴로 5억700만 배럴 감소했다. 미국 전략석유비축유(SPR)도 지난달 25일 기준 약 2억8377만 배럴로 약 44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재고 감소와 공급 불안이 겹치면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4분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 전망을 배럴당 105달러로, 전월보다 14달러 높였다.
스티븐 이네스 SPI자산운용 전문가도 지난 2일 AFP에 “전략비축유 방출은 당장의 가격 충격을 완화할 수 있지만, 겨울을 앞두고 안전판(비축유)을 소진하는 것은 안심할 만한 신호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비축유로 눌러온 가격 상승 압력이 겨울철 공급 불안과 맞물려 더 큰 파도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