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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주장 9년…92·96라인 갈등, 갈 데까지 갔다

중앙일보

2026.10.07 08:24 2026.10.08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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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오현규, 황인범, 김민재. 뉴스1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오현규, 황인범, 김민재. 뉴스1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한국 축구대표팀의 1996년생 핵심 3인방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황인범(포르투), 황희찬(샬케)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와 마주 앉아 그동안 쌓인 불만을 쏟아냈다. 자정을 훌쩍 넘겼는데도 용인 미르스타디움 라커룸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중앙일보가 전날 단독 보도한 세 선수의 ‘대표팀 은퇴 시사 파동’의 연장선이었다. 경기 당일 몇몇 선수 사이에서는 “96년생 셋의 마지막 A매치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손흥민, 황희찬, 황인범, 김민재(왼쪽부터). [사진 AI활용이미지]

손흥민, 황희찬, 황인범, 김민재(왼쪽부터). [사진 AI활용이미지]


황인범은 이날 믹스트존에서 “감독님이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내려놓을 준비는 늘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일에는 “대표팀 9년 차인데 여러 부분에서 변화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가 말한 9년은 손흥민(LAFC)이 주장 완장을 찬 기간과 겹친다. 김민재도 “수비수들이 불쌍하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경기가 끝난 뒤 세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현영민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밤새 설득했고, 세 선수가 한발 물러서면서 급한 불은 껐다. 그러나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이다.

축구계에서는 92년생 손흥민·이재성(마인츠) 등 고참 라인과 96년생 사이의 갈등이 임계점에 이르렀다는 말이 나온다. 뛰어난 선수들을 갖추고도 북중미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서 졸전을 거듭한 배경에 팀 내분이 있다고 보는 축구인도 적지 않다.

손흥민 주장 체제에서는 유독 잡음이 잦았다. 2024년 아시안컵에서는 손흥민이 여덟 살 아래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몸싸움을 벌였다가 화해했다. 북중미 월드컵 때는 일부 취재진이 손흥민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인터뷰를 거부했는데, 선수 대부분은 이를 대회 내내 이어가는 데 동의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베르트 모레노(스페인) 감독도 라커룸의 난기류를 감지하고 있다. 그래도 손흥민에게 다시 주장을 맡겼다. 임시 감독으로선 팀을 뒤엎는 위험을 감수하기 어렵다. 손흥민은 밖으로 큰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고, 이번 A매치 4연전에서 팀 최다인 3골을 넣었다. 공격수 가운데 활동량도 많은 편이었다.

96년생 주축 선수들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태극마크의 무게는 가볍지 않고, 은퇴는 협상 카드가 아니다.

해외 사례를 보면 대표팀 내분은 대개 세 갈래였다. 징계하고 판을 새로 짜거나, 고참 선수들이 먼저 화해해 털어 내거나, 풀지 못하고 끌다가 누군가 대표팀을 떠나거나다. 털고 넘어간 팀은 대체로 성적이 따라왔고, 갈등을 끌고 간 팀은 사람과 성적을 잃었다.




피주영.박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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