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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제청 관여 불가”…조희대가 꺼낸 ‘헌법 해석론’ 3가지

중앙일보

2026.10.07 13:00 2026.10.0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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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앞줄 오른쪽)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과 사법연수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헌법 일부 내용을 읽고 있다. 임현동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앞줄 오른쪽)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과 사법연수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헌법 일부 내용을 읽고 있다. 임현동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국정감사에서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자신의 헌법 해석론 세 가지를 구체적으로 밝히며 헌법 논쟁에 직접 뛰어들었다. 대법원장이 공개 석상에서 헌법 조항에 대한 구체적인 해석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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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대법원장 제청에 관여 불가”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헌법 일부 내용을 읽고 있다. 김종호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헌법 일부 내용을 읽고 있다. 김종호 기자

조 대법원장이 내놓은 첫 해석론은 “대통령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 과정에 관여할 수 없다”는 선언이다. 조 대법원장은 교착 상태의 원인이었던 ‘대통령과의 협의’는 헌법상 근거가 없는 과정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품에서 꺼낸 원고를 읽으며 “그동안 대법원장이 협의를 해온 것은 헌법에 근거는 없지만 신속하고 원활한 임명을 위해 자진해서 협력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대법원장과 대통령은 공개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물밑 협의를 거쳐 후보를 제청해왔다. 후보자가 자진사퇴한 적은 있어도 일단 임명 제청된 대법관 후보자가 낙마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던 배경이다.

사상 첫 ‘일방 제청’을 두고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여권에서는 대법원장 탄핵까지 거론됐다. 한편으로는 ‘물밑 제청’이 오히려 헌법상 삼권분립에 반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민주사회에서 국민의 일상을 좌지우지할 대법관을 임명하면서 아무도 모르게 자기들끼리 이 사람, 저 사람 주고받는 것을 관행이라 할 수 있나(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라는 것이다.

다만 대통령이 동의하는 후보만이 최종적으로 ‘임명’의 문턱을 넘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7일 기자간담회에서 “제청한 대로 임명하면 임명권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풀리지 않는 의문”이라며 “임명하는 사람에게 마지막 책임과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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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위가 낸 명단 밖 후보도 제청 가능”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과 사법연수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거부하고 자리에 앉아 있다. 임현동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과 사법연수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거부하고 자리에 앉아 있다. 임현동 기자

둘째로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명단에 없는 제3의 후보를 대법원장이 제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헌법에서는 대법원장에게 제청권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실상은 외부 전문가들을 포함한 추천위에서 후보를 3배수 이상으로 압축하면 대법원장이 이 중 한 명을 고르는 방식으로 제청이 진행된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2011년 제청 절차를 민주화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위원회 운영의 근거가 되는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장은 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한다”고만 규정해 대법원장의 재량을 열어뒀다. 교착 국면이 길어지자 한때 “차라리 양측이 합의할 수 있는 제3의 후보를 제청하는 게 낫지 않나(부장판사)”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던 배경이다.

그러나 제도 도입 후 대법원장이 제3의 후보를 제청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시나리오로 여겨졌다. 이런 가운데 조 대법원장이 “추천위를 존중하지 않아도 정치적인 문제에 그치고 위헌이나 위법은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제3의 선택지’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추천위 제도가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제한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조 대법원장은 “국회가 추천위 제도를 신설할 권한은 헌법상으로 없지만, 당시 대법원장의 양해 하에 제정된 것”이라고 했다.

이에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제도의 의미를 너무 가볍게 생각한다. 추천위 규정은 법원조직법에 있다”며 비판했다. 다만 법 개정으로 법원조직법상 ‘존중한다’고 규정된 조항을 ‘존중해야 한다’ 등으로 확장할 경우 위헌 논란에 휩싸일 수 있어 여권으로서도 운신의 폭은 넓지 않다.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만약 법 개정을 통해 추천위가 낸 후보 중에서만 제청해야 한다고 규정하면 무조건 위헌이 된다.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부당하게 제약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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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제청 요구하려면 구체적 사유 밝혀야”

조 대법원장은 대통령이 임명동의안 송부를 거부하려면 문서로 구체적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도 했다.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에서 “(청와대) 공문에는 이미 제청된 후보자의 임명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다른 후보자를 제청하도록 요청하는 구체적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았다”고 했다. 청와대가 보낸 공문에는 ‘헌법에 따라 임명동의안을 송부하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만 적혀 있다.

이는 ‘원하지 않는 후보’라는 것만으로는 제청을 거부할 사유가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김대환 서울시립대 로스쿨 교수는 “후보자의 자격에 흠결이 있을 경우에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임명 시 질서가 어지럽혀진다는 판단이 들 때 등을 제외하면 원칙적으로는 제청이 있으면 (임명동의안) 회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장은 “후보자 제청으로 헌법상의 권한과 의무가 끝났다”고도 했다. 대통령에게는 손봉기 후보자의 명확한 결격사유를 밝힌 문서를 다시 보내오거나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보내는 선택지만 남아 있다고 못박은 셈이다.

공방을 풀어낼 키는 헌법재판소가 쥐고 있다. 대법관 임명을 둘러싼 헌법 해석 공방은 사건화돼 헌재에서 심리 중이다. 국민의힘 의원 109명은 지난달 21일 헌재에 이 대통령을 상대로 한 권한쟁의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헌재에서 해석을 내놓기 전까지 헌법 해석 논쟁과 대법관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서인.조수빈.김예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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