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서류철 던지고 욕설' 다혈질 베선트…짐싸는 美재무부 관료들

연합뉴스

2026.10.07 15:2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당신 감정에 관심 없다"…돌격형 업무방식에 고위직만 7명 떠나 트럼프와 거의 매일 통화…'3-3-3' 경제정책 난항에 월가는 회의론
'서류철 던지고 욕설' 다혈질 베선트…짐싸는 美재무부 관료들
"당신 감정에 관심 없다"…돌격형 업무방식에 고위직만 7명 떠나
트럼프와 거의 매일 통화…'3-3-3' 경제정책 난항에 월가는 회의론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업무에는 누구보다 열정적이지만, 예민한 성격에 화를 잘 낸다. 보고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서류철을 내던지고, 보도된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공보 담당자에게 고성을 지른다. 차관에게 호통을 치며 질책하기도 한다.
7일(현지시간) 보도된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사 속에 묘사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업무 방식이다.
베선트 장관의 강한 성격과 거침없는 돌격형 업무 방식은 월가 출신인 그가 재무부를 장악하는 동력이 됐지만, 동시에 내부의 긴장과 인사 이탈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WSJ은 재무부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전·현직 당국자, 월가 측근 인사 등 30여명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베선트 장관은 취임 후 업무 속도나 언론 대응 등 크고 작은 사안을 두고 참모들을 강하게 질책해왔다.
지난해에는 일일 브리핑 자료의 구성 방식에 크게 화를 내며 서류철을 집어 벽에 던지기도 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인 존 헐리와 회의하는 과정에서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네소타주 소말리아계 커뮤니티의 사기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헐리라 소극적이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헐리는 이후 재무부를 떠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재 미국 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WSJ은 베선트 장관의 이 같은 행동이 여러 고위 당국자의 재무부 이탈에 영향을 미쳤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전했다.
실제 그의 취임 후 지난 8월 말까지 상원 인준을 받은 당국자 7명이 재무부를 떠났다. 과거 4개 행정부의 같은 기간 이탈 규모(0∼2명)를 크게 웃돈다.
이들 중 한자리만 채워진 상태로, 법률 고문과 세제 정책, 국내 금융 담당 등의 요직이 여전히 비어 있다.
직원들의 긴장감은 높아진 상태다. 일부 직원들은 장관과 접촉하기 전 동료들에게 그의 기분을 묻거나, 그가 화가 났을 때 피하는 요령 등을 공유한다고 한다.
베선트 장관이 자리를 비운 날은 안도감을 느낀다는 직원도 있다.
과거 헤지펀드 업계에서 거침없는 투자 스타일로 명성을 쌓은 베선트 장관은 취임 후에도 이러한 방식을 고수하고 있으며, 지지자들은 이것이 신속한 의사 결정과 성과로 이끈다고 평가한다.
반면 거대한 조직에서 독단적인 태도를 보이고 과거 월가에서 함께 일했던 소수의 측근에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베선트 장관은 비판에도 개의치 않으며 여전히 자신감 있는 모습이다.
베선트 장관은 재무부 직원들에게 "목적과 임무가 있다면 그 임무에 집중해야 한다. 나는 당신 감정에는 관심 없다. 기분이 상했다면 유감이지만, 여기서 나가라"는 식의 태도를 보인다고 한다. 10년 가까이 그를 알고 지냈다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백악관 수석전략가 스티브 배넌의 전언이다.
배넌은 "그는 좋은 사람이지만, 쉽게 폭발하는 다혈질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는 월가 인사들을 가리켜 "블룸버그 단말기에 파묻혀 사는 사람들"이라 불렀다.
또 최근 인터뷰에선 재무 장관으로서 얻은 통찰력을 언급하며 "내가 판을 쥐고 있다(I am the house)"며 농담조로 "원한다면 반대로 베팅해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강한 추진력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경제 공약인 '3-3-3' 정책을 완수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작용한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2028년까지 연방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로 낮추고, 경제성장률을 3%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하루 원유 생산량을 300만배럴 늘린다는 구상을 제안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약 2% 수준에, 트럼프 대통령 재취임 이후 원유 생산량 증가 폭도 하루 100만배럴에 못 미친다.
연방 재정적자는 GDP의 6%를 넘었고 국가부채는 최근 40조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매도세가 이어지며 주요 채권 금리가 2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베선트 장관이 국채 바이백(자사채권 매입)을 확대했지만, 시장의 매도 압력을 완전히 진정시키지는 못했다.
고물가와 높은 차입 비용 등 경제 성과 부진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이 되고 있다.
안팎의 도전과 잡음 속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베선트 장관과 거의 매일 통화하며 두터운 신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베선트 장관이 관세 인상 등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는 정책을 만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고위 참모 중 한명이라면서도 "경제정책 목표 미달 속에 높은 직원 이직과 월가의 회의론에 직면해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연숙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