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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예금 깨달랬는데 아들 5000만원 해지”…은행 실수, 결국 다시 물어준다

중앙일보

2026.10.07 19:20 2026.10.07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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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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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에 속은 고객의 요청을 처리하던 금융사 직원이 실수로 고객이 아닌 아들의 예금 계좌를 해지했다면 금융사가 아들에게 해당 예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금융감독원의 판단이 나왔다.

가족 관계라 하더라도 계좌 명의자의 동의 없이 예금을 잘못 해지한 경우 금융사가 민사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취지다.

8일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분조위는 전날 회의를 열고 금융사가 가족 명의 예탁금의 개설·해지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할 경우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따라 민사적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2024년 9월 시작됐다.

A씨는 한 금융사 지점을 찾아 본인과 아들 B씨, 딸 C씨 명의로 각각 복리식 정기예금 계좌를 개설했다.

이후 A씨가 보이스피싱에 속으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사기범의 지시를 받은 A씨는 금융사 지점을 찾아 직원에게 주택 구입에 사용할 돈이라며 자신의 정기예금 계좌를 해지하고 수표를 발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직원은 A씨 계좌가 아닌 아들 B씨의 예금 계좌를 잘못 해지했다.

직원은 B씨 명의 계좌에서 나온 예탁금 5000만원을 A씨의 수시입출금 계좌로 옮긴 뒤 수표를 발행해 A씨에게 건넸다.

A씨는 귀가한 뒤 자신의 계좌가 아니라 아들의 계좌가 해지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당시 보이스피싱 사기범에게 속고 있던 A씨는 금융사 직원에게 계좌 해지 처리를 바로잡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기범은 이후 A씨에게 아직 해지하지 않은 본인 명의 계좌가 있다는 사실까지 파악하고 해당 돈도 인출해 전달하도록 지시했다.

A씨는 다시 금융사 지점을 찾아 자신의 예금 계좌를 추가로 해지하고 수표를 발행받아 사기범에게 전달했다.

이후 사기범과 연락이 끊기자 A씨는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금감원에도 금융사 직원의 실수로 피해 금액이 커졌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금감원은 금융사가 B씨 명의 계좌를 해지해 돈을 모친인 A씨에게 전달한 것은 계좌의 실제 거래 당사자인 B씨에게 예금을 반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B씨에게는 여전히 금융사를 상대로 예탁금 반환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게 분조위 판단이다.

분조위는 금융사가 B씨에게 원금 5000만원과 약정 만기까지 받을 수 있었던 이자 상당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금융사가 B씨에게 예금과 이자를 지급한 뒤 A씨에게 해당 금액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도 검토했지만, 이 역시 어렵다고 봤다.

A씨가 잘못 해지된 예금을 자신의 재산처럼 사용하거나 소비한 것이 아니라 수표 형태로 보관하다 보이스피싱범에게 전달했기 때문이다.

분조위는 “A씨는 수표를 보관하고 있었을 뿐 자기 재산으로 운용하거나 소비한 사실이 없다”며 “보이스피싱 사기범이 실질적인 이득을 얻은 사람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정안은 금융사와 조정을 신청한 A·B씨가 조정안을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모두 수락하면 성립된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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