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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드림은 아직 살아 있는가

Los Angeles

2026.10.07 20:00 2026.10.0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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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빈곤율 가장 높아
집값·생활비에 무너진 기회
사라져가는 상향 이동의 길
과거 넘어 새 가능성 찾아야
과거 가주 거주자에게 학비를 받지 않았던 UC 시스템은 ‘캘리포니아의 가능성을 가장 일관되게 보여주는 표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은 UCLA 캠퍼스. [알 세이브/LA타임스]

과거 가주 거주자에게 학비를 받지 않았던 UC 시스템은 ‘캘리포니아의 가능성을 가장 일관되게 보여주는 표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은 UCLA 캠퍼스. [알 세이브/LA타임스]

내가 자란 캘리포니아에는 장단점이 있었다. 지금 내가 사는 캘리포니아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보자. 1974년, 나는 대학 한 학기 등록을 위해 수표 한장을 끊었다. 금액은 고작 98달러였다. 정확히 말하면 등록비였다. 당시 가주 거주자는 산호세 주립대학교를 비롯한 주립대학에서 학비(Tuition)를 내지 않았다. 주 정부는 저렴한 고등교육이 사회와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믿었다.
 
대학 졸업 2년 뒤, 나는 베이 지역 신문사 스포츠 기자였고, 배우자는 약국 점원이었다. 두 사람의 연봉을 합쳐도 2만 달러가 채 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오클랜드에서 동쪽으로 45분쯤 떨어진 곳에서 새집을 5만 달러도 안 되는 가격에 샀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가주는 여러모로 완전히 달라졌다. 지금 캘스테이트에서 한 학기를 다니려면 등록금과 각종 비용으로 약 4500달러를 내야 한다. 중간 가격대의 주택도 일부 지역에서는 평균 77만5000달러 정도이고, 다른 곳에서는 그보다 훨씬 비싸다. 이제 이런 집은 일하는 사람의 거의 80%에게 엄두를 낼 수 없는 가격이다.
 
그래서 최근 앞으로 가주를 이끌겠다고 나선 두 후보의 주지사 선거 토론을 지켜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희망과 기회, 그리고 살기 좋은 곳이라는 측면에서 어느 쪽의 가주가 더 나은가. 전후 호황기에 내가 태어나고 자란 가주일까, 아니면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가주일까.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니다. 내가 젊었을 때의 물가는 지금보다 훨씬 저렴했지만, 유토피아는 아니었다. 주택 차별과 인종 분리가 만연했고 LA의 대기오염도 심각했다. 20세기 후반의 가주는 기술, 항공우주, 예술, 의료 분야에서 세계를 이끄는 곳으로 성장했다. 공교육 투자와 대기 질 개선도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가주가 가진 엄청난 부와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생각하면, 지금 상황이 어딘가 크게 어긋나 있다는 말도 틀리지 않는다.
 
세계 4위 규모의 경제를 가진 주가 어떻게 미국에서 빈곤율이 가장 높은 곳이 될 수 있을까. 호화로운 요트는 넘쳐나는데, 가진 것 없는 사람도 수백만 명이다.
 
우리가 그렇게 진보적인 주이고, 미국의 다른 모든 주를 합친 것보다 많은 벤처캐피털이 몰려드는 곳이라면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주택 부족과 높은 생활비에 짓눌려 살아야 할까. 왜 한때 전국 최고의 평가를 받던 K-12 공교육 체계를 만들어놓고는 지금은 전국 순위에서 추락하도록 내버려 두었을까.
 
스티브 힐튼 가주 지사 후보가 지난달 15일 맨해튼비치에서 열린 영화?TV 업계 관계자들과의 원탁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니얼 콜/로이터]

스티브 힐튼 가주 지사 후보가 지난달 15일 맨해튼비치에서 열린 영화?TV 업계 관계자들과의 원탁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니얼 콜/로이터]

가주가 이렇게 민주당 성향이 강한 주가 아니었다면, 공화당 후보 스티브 힐튼의 주장이 지금보다 더 먹혀들었을지도 모른다. 그의 선거운동은 가주가 겪는 수많은 문제에 아주 간단한 원인이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이 수년 동안 주 정부를 장악했고, 주를 엉망으로 만들어놓았으며, 하비에르 베세라 역시 기존 노선을 그대로 이어갈 전형적인 캘리포니아 자유주의자라는 것이다.
 
힐튼은 토론에서 과도한 규제와 높은 생활비, 주택 부족, 노숙자 문제를 거론하며 “이제 이 주에서 평범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베세라는 힐튼을 트럼프 대통령과 계속 연결하며 맞섰다.
 
힐튼의 지적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가 실현 가능한 해결책을 갖고 있다는 근거도 없다.
 
그리고 그가 말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다른 주들도 저마다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그중 상당수는 주정부의 정책보다 세계 경제의 흐름, 그리고 트럼프의 전쟁을 부추기는 행보와 잇따른 관세 공세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는 우유, 빵 배달 트럭을 몰았고, 나중에는 오클랜드 콜리세움 근처에 있던 도매업체에서 사탕과 담배를 팔았다. 아버지는 주차비를 아끼려고 경기장에서 반 마일 떨어진 철길 옆에 차를 세우고 나와 애슬레틱스 경기를 보러 갔다.
 
아버지가 다니던 직장은 대부분 노조가 조직돼 있었다. 우리 가족은 아파트에 살면서 집을 살 돈을 차곡차곡 모았다. 그리고 나는 거의 돈을 들이지 않고 대학 학위를 취득했다.
 
명문 대학에서 무료로 교육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대담한 발상이었다.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교육 기회를 주겠다는 원대한 목표가 완전히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그런 생각 자체가 한때 가주가 품었던 야심찬 비전을 보여준다. 로널드 레이건 주지사가 결국 무료 학비 제도를 폐지했지만 말이다.
 
미리엄 포웰은 신간 ‘캘리포니아 드림: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형성과 재편(California Dreams: The Making and Remaking of the University of California)’에서 UC 버클리 졸업생인 작가 조앤 디디온의 말을 인용했다. 디디온은 UC 시스템을 “캘리포니아의 가능성을 가장 일관되게 보여주는 표현”이라고 불렀다.
 
내가 걸어갔던 그 길은 USC 교수 나탈리아 몰리나가 말한 ‘상향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시설’의 전형이었다.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몰리나는 UCLA를 졸업해 현재 맥아더 재단 펠로이자 구겐하임 펠로이다. 그는 “예전과 같은 상향 이동의 길은 더는 없는 것 같지만, 아래로 내려가는 길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말은 다시 나를 경제 문제로 돌아가게 한다. 우리는 아직 경제적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오랫동안 정치 전략가로 활동해온 대리 스라고는 오늘날의 정치가 이런 문제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민하도록 만들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그 자신도 우리가 꿈꾸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관한 답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다만, 정치인들이 이런 질문만큼은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구라힐스 주민이자 변호사인 댄 더글러스는 주택 문제에 관해 “무언가를 짓는 일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었다. 허가 절차가 너무 많고, 건물을 짓는 데 너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은 일리가 있다. UC버클리 경제·사회 이니셔티브의 정치학자 새뮤얼 트라흐트먼은 최근 주택 위기 해결을 위한 입법이 진전을 보이지만, 여전히 주 정부의 정책이 성장을 가로막고 주거비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라흐트먼은 최근 네 편으로 구성된 분석에 “가주는 저소득층과 중산층 주민들에게 불균형적으로 부담을 지우는 규제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썼다. 또 “가주는 안전과 지속가능성,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규제에서 오랫동안 미국을 이끌어왔다. 이런 정책은 분명 큰 혜택을 가져올 수 있지만, 동시에 생활에 꼭 필요한 것들의 비용을 높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부담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크게 돌아간다. 결국 이는 가난한 사람들이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하는 진보주의가 된다.”
 
가주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만들어져가는 곳이다. 풍부한 자원을 타고났지만 심각한 결함도 안고 있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절대 쉽지 않지만, 내가 다음 주지사에게 보고 싶은 것은 가주를 위대하게 만들었던 그 도전정신과 상상력, 그리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는 의지다.
 
내가 젊었을 때의 가주로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갈 이유도 없다. 트라흐트먼은 “어떤 면에서는 과거를 모델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지금보다 더 혁신적이어야 한다. 앞으로 나아갈 길을 새롭게 설계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길은 가주가 지닌 가능성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원문은 9월 30일자 ‘The California I grew up in was full of ambition and possibility. Is the dream still alive?’입니다.

글=스티브 로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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