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토런스는 또 ‘찜통 교실’ … 달라진 게 없다

Los Angeles

2026.10.07 22:1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전례 없는 폭염 속에 토런스 지역 학생들은 여전히 에어컨 없는 찜통 교실에서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금주 내내 남가주 지역의 폭염 경보로 국립기상대(NWS)가 냉방시설이 있는 실내에 머물 것을 당부했지만, 토런스 학생들에겐 언감생심이다. 이 지역 학교의 냉방시설 미설치 문제는 지난달 폭염 당시에도 불거졌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토런스통합교육구(TUSD)에 따르면 전체 교실과 업무 공간 가운데 에어컨이 설치된 곳은 4곳 중 1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폭염이 반복되자 교육구는 선풍기와 얼음물 제공, 냉방 공간 순환 이용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은 임시방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교실의 온도가 86.6도를 가리키고 있다.  [SNS 캡처]

교실의 온도가 86.6도를 가리키고 있다. [SNS 캡처]

중학생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조앤 권씨는 지난달 폭염 당시 학교로부터 자녀에게 열이 난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아이 얼굴이 시뻘갰다”며 “집에 와서 에어컨을 쐬고 시원하게 있으니 그제야 열이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교육구 측은 폭염으로 인한 조퇴나 결석에 대해 출석 기록상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걱정하는 것은 단순 출석률이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이다.
 
권씨는 “모든 학교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지난 폭염 이후 달라진 것이 없다”며 “이번 폭염에는 얼음물 제공 등의 공지마저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월터리아 초등학교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제이미 킴씨는 지난해에도 더운 날이면 학생들이 냉방시설이 있는 공간을 돌아가며 이용해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부분 교실에는 선풍기 한두 대 정도가 전부”라며 “너무 더우면 에어컨이 있는 교실로 이동했지만 다른 학급이 사용 중이면 들어가지 못하는 식이라고 아이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동냥 다니듯 냉방 공간을 찾아다녔다”고 표현했다.
 
TUSD는 전체 학교의 냉방시설 개보수에 약 5억2000만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대규모 냉방시설 공사를 위한 별도의 주·연방 지원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가주 교육구들의 주요 재원 마련 수단은 지역 유권자의 승인을 받은 채권이다.
 
냉방시설 개선을 위한 채권 발행안은 오는 11월 투표용지에 오르지 못했다. TUSD는 올해 초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지만, 채권안 통과에 필요한 조건인 찬성률 55% 초과를 충족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교육구는 안건을 주민투표에 부치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채권안을 하루빨리 투표용지에 올릴 것을 요구하며 온라인 청원에 나섰다. 청원 사이트에 따르면 7일 오후 3시 기준 2943명이 서명했다.
 
교육구는 당장 새 채권안을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별도의 특별 채권 선거를 치를 수는 있지만, 수십만 달러가 들어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교육구는 2026~27학년도에 폭염 완화 시범사업을 진행해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방안을 추릴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보다 현실적인 시설 개선안을 마련한 뒤 2028년 봄 추가 여론조사를 실시해 같은 해 선거에 채권안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각 학교에서 최소 1개의 폭염 완화 시범사업이 시행될 예정이다. 그늘막과 천장 선풍기, 환기식 냉방 설치 등이다. 교육구는 노조와 협의해 폭염 경보가 내려질 경우 수업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상 휴무일’ 절차도 마련했다. 다만 구체적인 발동 기준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
 

김여진 인턴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