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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도 사우디 파병 검토…예멘전쟁, 이슬람 종파전쟁 되나

중앙일보

2026.10.08 00:30 2026.10.0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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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왼쪽)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왼쪽)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시리아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최대 2만명의 병력을 파견하는 걸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가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을 상대로 벌이는 교전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튀르키예·파키스탄에 이어 시리아까지 참전할 경우 사우디 주도의 예멘 정부군 연합과 후티간 전쟁이 이슬람 종파 간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이 6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만나 시리아군의 예멘 파병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파병 규모는 약 1~2만 명으로 예상되며, 사우디 방어 지원부터 예멘 내 지상군 투입까지 여러 선택지가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는 “알샤라 대통령이 최종 승인을 내리지 않았지만, 시리아가 사우디 요청을 수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7월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의 베슈테페 대통령궁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왼쪽)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7월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의 베슈테페 대통령궁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왼쪽)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런 움직임은 시리아가 미국 및 사우디와의 밀착에 속도를 내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알샤라 대통령은 친이란 성향을 강하게 보인 바샤르 알아사드 전 정권과 달리, 미국·사우디와의 관계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도 내심 시리아의 사우디 파병을 반기는 분위기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악시오스에 “미국이 직접 깊이 개입하지 않고도 사우디의 후티 소탕 작전에 더 많은 지원을 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빈살만 왕세자의 직접적 군사지원 요청을 거부하고 정보 공유와 공격 표적 선정 등 간접 지원만 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관련 보도를 부인하면서도 일부 여지를 뒀다. 시리아 정보부 산하 외신국은 이날 국영 알이흐바리야TV를 통해 “사우디의 안보와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에 맞서 사우디를 확고히 지지한다”면서도 “시리아의 역내 정책은 안정과 평화, 협력에 기반하며 새로운 전선을 여는 데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시리아 외교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사우디가 어떤 형태의 군사 협력을 요청한다면, 이는 오로지 양자간 공식 경로와 협정의 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5일(현지시간) 공개된 영상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 전투원이 예멘 타이즈주 두바브 인근에서 차량에 장착된 무기를 발사하고 있다. 예멘 정부군은 당시 친이란 후티 반군을 상대로 진격 작전을 벌이고 있었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공개된 영상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 전투원이 예멘 타이즈주 두바브 인근에서 차량에 장착된 무기를 발사하고 있다. 예멘 정부군은 당시 친이란 후티 반군을 상대로 진격 작전을 벌이고 있었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시리아가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는 건 사우디 파병이 자칫 이번 전쟁을 이슬람 종파(수니파·시아파) 간 전쟁으로 키울 수 있어서다. 시리아 인구의 약 70%는 수니파 무슬림이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파병 후보로 거론되는 시리아군 제84사단에는 과거 알카에다 연계 반군 조직에서 활동했던 외국인 수니파 이슬람주의 전투원 수천 명이 포함돼 있다. 후티는 시아파의 한 분파인 자이드파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시아파 중심 국가인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미 중동 내 유력 수니파 국가 2곳이 사우디 지원을 천명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서 미국에 이은 2위 군사력인 튀르키예와 이슬람권 유일한 핵보유국인 파키스탄이 지난 5일 사우디 파병을 선언했다. 아흐메드 샤리프 초드리 파키스탄군 공보국장은 8일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파키스탄 병력이 이미 사우디에 주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 병력 규모나 작전 능력 등 세부 사항은 기밀이라며 말을 아꼈다.

튀르키예·파키스탄·시리아 병력이 후티와 직접 교전할 경우, 예멘전쟁의 종파적 성격이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 로이터는 “(수니파 군대와) 후티 사이의 전쟁은 서방 파트너들이 피하고 싶어하는 종교적 분열의 모양새를 띨 수 있다”고 짚었다.

이를 우려하는 튀르키예와 파키스탄도 지난 8월 사우디와 맺은 메카 공동방위협정에 따른 집단방위 의무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파병하지만, 후티 공격보다 사우디 방위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초드리 국장은 “사우디 안보에 대한 파키스탄의 약속은 절대적”이라면서도 파키스탄군이 예멘 국경을 넘는 작전에 투입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개입이 있더라도 그것은 방어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의 하칸 피단 외무장관 역시 같은 날 “(협정에 따라) 조약 당사국이 공격당하면 우리는 그 나라를 방어하기 위해 함께한다”면서도 “이는 공격을 위한 조약이 아니다. 튀르키예는 공격을 감행하기 위해 다른 나라 영토에 파병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7일(현지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 후티 반군 대원들이 추가 병력 모집을 위한 동원 캠페인 도중 무기를 들어 올리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 후티 반군 대원들이 추가 병력 모집을 위한 동원 캠페인 도중 무기를 들어 올리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시리아로선 내전 이후 안정을 되찾아가는 자국 내 종파 갈등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알샤라 정부는 국가 재건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수니파 반군 출신들을 정규군에 편입하는 한편, 전임 알아사드 정권의 지지 기반이었던 알라위파 등 범시아파 세력과의 갈등도 수습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위한 지원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한 것도 자국 내 시아파 세력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예멘 정부 연합군과 후티 간 충돌도 계속되고 있다. 후티는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과 남부 아브하 국제공항을 공격해 최소 3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의 통제 지역인 남부 아덴 국제공항에도 탄도미사일과 자폭 드론(무인기)을 발사했다.

연합군도 후티의 미사일 발사시설과 무기 저장시설 등을 겨냥한 공습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예멘 정부군은 바브엘만데브해협 탈환을 위한 총공세를 벌이고 있다. 후티는 지난달 11일 예멘 정부군을 몰아내고 모카항과 두바브 등 홍해 연안 지역과 바브엘만데브해협의 주요 섬을 장악했다. 바브엘만데흐해협은 이란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이 막힌 상태에서 사실상 사우디의 유일한 원유 수송로다.


하수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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