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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민의 뉴스터치] 박진영의 진정성

중앙일보

2026.10.08 08:02 2026.10.0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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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민 문화부 기자

윤성민 문화부 기자

진정성에 관해서라면 이 문장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정직하라.”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 폴로니어스가 프랑스로 떠나는 아들 레어티스에게 하는 조언이다. 그는 “생각을 함부로 입 밖에 내지 말라” 등을 열거한 뒤 “다른 무엇보다도” 진정성을 강조했다.

이 격언이 명문으로 오래 인구에 오르내린 건 그 지당함 때문이 아니라 아이러니 때문일 것이다. 정작 폴로니어스는 다른 사람의 진정성을 믿지 않았다. 하인을 보내 아들을 염탐하게 했고, 거짓 험담을 흘려 반응을 떠봤다. 딸 오필리어에겐 햄릿의 구애를 믿지 말라고 했다. 햄릿의 사랑의 맹세는 “겉옷의 색깔과는 속이 다른 중매쟁이” 같은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진정성은 그런 것이다. 삶의 제1원칙으로 강조하면서도, 아들의 그것도 믿을 수 없는. 진정성은 타인과 공유될 수 없는 마음이다. 그래서 “진정성을 알아달라”는 요구나 “내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다”는 토로는 애초에 꺼내지 않는 편이 낫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가수이자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진영은 국회 국정감사 출석을 앞두고 진정성 얘기를 꺼냈다. K컬처 축제 ‘패노메논’을 준비 중인데, 특혜 시비가 일자 지난 6일 “진정성을 의심받는 것이 제일 힘들다”고 토로했다. 지난 7월 패노메논 계획을 처음 발표할 때에도 언론에 “좀 좋게 써달라. 이게 말도 안 되게 힘든 일이다”라며 K컬처를 위해 헌신하는 자신의 진정성을 강조하던 그였다.

그럼에도 앞으로도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는 없진 않을 것 같다. 음악 페스티벌을 왜 정부 요청에 따라 만들어야 하는지 여전히 갸웃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누구에게나 진정성은 있다. 그러나 누구나 진정성에 걸맞은 결과를 내는 건 아니다. 이제 진정성 호소보다 성과에 집중할 때다. 내년 12월에 열린다고 하니 이제 1년 조금 더 남았다.





윤성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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