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가 경유 가격 급등에 대응해 주 전역을 ‘디젤 비상사태’ 지역으로 선포하고, 농업 목적에 한해 농업용 적색 경유의 도로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이에 따라 일리노이주 세무 당국과 주경찰은 오는 12월 31일까지 농업용 적색 경유를 농업 목적으로 주 도로와 고속도로에서 사용하더라도 처벌하지 않는다. 단, 일반 운전자의 적색 경유 사용이 모두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농업용 적색 경유는 일반 경유와 성분은 같지만, 농기계 등 비도로용 장비에 사용하는 비과세 연료라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 붉은색 염료를 넣은 경유다. 그동안 도로 주행 차량에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5일 경유 가격 상승에 대응해 오는 12월 31일까지 염색 경유의 도로 사용에 대한 연방 처벌을 면제하고 관련 경유세 납부를 유예하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프리츠커 주지사도 유사 조치를 취했다.
일리노이주의 경유 가격은 지난해 갤런당 평균 3.73달러에서 올해 6.64달러로 약 78% 급등했다. 이란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적인 연료 공급이 불안해진 데다 시카고 남서 서버브 졸리엣의 엑슨모빌 정유시설 가동 중단까지 겹친 영향이다.
특히 농가는 경유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데다 농산물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늘어난 연료비를 판매 가격에 그대로 반영하기 어렵다. 농가들은 적색 경유를 대량으로 구입할 경우 연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연료 판매업계는 실제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리노이 연료소매업자협회는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규정이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아 주유업체들이 적색 경유를 판매할 경우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인디애나 등 인접 주들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적색 경유 사용을 허용하고 있어, 적색 경유를 주유한 트럭이 다른 주를 오갈 경우 어떤 규정이 적용되는지도 불분명하다.
또 적색 염료는 연료탱크에 오래 남아, 일반 경유를 여러 차례 다시 넣어도 흔적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31일 면제 조치가 끝난 뒤에 농가와 주유업체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지사는 주 세무당국에 적색 경유 사용이 농업 목적에 해당한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필요한 기록과 서류에 대한 지침 마련을 지시했다. 또 경유 부족이 계속될 경우 농번기 트럭 운송을 지원하기 위해 특정 도로에서 허용 중량을 늘려주는 ‘일리노이 수확철 운송 허가 프로그램’을 2027년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