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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경로 실랑이하다 기사 살해한 20대, 징역 35년 확정

중앙일보

2026.10.0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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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연합뉴스


한밤중 택시 운전기사와 운행 경로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다 흉기로 기사를 살해하고, 범행을 신고하려던 주민들까지 차량으로 들이받은 20대 남성에게 징역 35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살인과 살인미수, 절도 혐의로 기소된 A(22)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26일 새벽 경기 화성시의 한 도로에서 60대 택시 운전기사 B씨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은 택시 운행 도중 목적지를 찾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B씨는 A씨가 안내한 경로를 따라 운전했지만 목적지가 나타나지 않아 길을 헤매던 중 물체에 부딪쳤다.

이후 두 사람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고, B씨는 더 이상 목적지까지 운행할 수 없다며 그 자리에서 요금을 정산하라는 취지로 말한 뒤 운전석에서 내렸다.

이에 격분한 A씨는 가방에 있던 흉기를 꺼내 B씨를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범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택시기사의 비명을 듣고 현장으로 나온 남성 주민 2명이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A씨는 택시 운전석에 올라 이들을 차량으로 강하게 들이받았다.

검찰은 A씨가 신고를 막기 위해 주민들을 공격한 것으로 보고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A씨는 이후 택시를 직접 운전해 가져간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명령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망상장애 등을 앓고 있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상세불명의 조현병을 앓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저하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잔인하고 참혹하게 살해했고, 신고를 막을 목적으로 현장 부근에 있던 주민을 택시로 충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의 잔혹성과 경위, 수단, 결과 등을 고려할 때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피해자가 극심한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충격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유족들 역시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유족의 황망함과 슬픔은 재판부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그런데도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이 구형한 사형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의 정신질환이 일부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과 가족 등 최소한의 사회적 유대관계가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형을 정당화할 사정이 명백히 밝혀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심 재판부도 1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판결에 법리적 잘못이 없다고 판단해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A씨에게 선고된 징역 35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이 최종 확정됐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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