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몸 바늘로 꿰매고 서로 성폭행”…234명 덮친 ‘목사’ 정체

중앙일보

2026.10.08 19:02 2026.10.09 19:27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중앙일보와 경찰청이 협업해 사건 해결의 결정적 장면을 베테랑 형사들의 시선으로 기록합니다. 형사들의 증언을 통해 재구성한 순도 100% 진짜 사건, 더중앙플러스에서 그 생생한 추적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 베테랑: 끝까지 잡는다
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345

「

#1. 세 명의 발신자

」
2023년 12월 24일 서울 명동거리 모습. 뉴스1

2023년 12월 24일 서울 명동거리 모습. 뉴스1

2023년 12월 26일, 새해를 앞둔 평범한 연말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 2층 구석, 사이버수사2대3팀 사무실 안 공기가 묘하게 들떴다. ‘TF’ 간판을 내걸고 1년간 매달려 수사한 마약 사건이 곧 마무리된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곧 경위 단다.’ 입직 11년 만에 경위 특진을 하는 정계민 경사의 마음도 건들면 톡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그런데, 한순간 사무실의 공기가 무거워졌다. 어색하게 이어져온 ‘평온한 분위기’를 단번에 깨뜨린 한마디. 조승노 팀장의 입에서 나온 이 말이었다.

" 얘들아. 사건이 들어왔는데… 이게 좀 이상하다. 한번 읽어봐라. "

전산에 입력된 수사 기록을 열람하는 동안, 곳곳에서 탄식이 이어졌다.

“이게 뭐야?”
“뭐 이런 게 다….”
“이거 사건이 커 보이네…. 괜히 서에서 우리한테 넘어온 게 아닌 것 같다.”

팀장의 말에 정 경사를 포함한 팀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평온함이 사라진 자리는 금세 긴장감으로 채워졌다.


서울의 아파트 단지 앞에 설치돼 있는 공중전화부스. 중앙포토

서울의 아파트 단지 앞에 설치돼 있는 공중전화부스. 중앙포토

수사의 시작은 20대 여성 김서연의 신고였다.

2023년 12월. 자신들을 ‘ 자경단(自警團)’이라고 일컫는 사람들이 김서연에게 연락을 취해 왔다.

‘자경단’이란 이름을 들은 김서연도 그들이 무언가 알 수 없는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주기 위해 접근한 줄 알았다. 그런데 그들로부터 온 메시지는 전혀 예상치도 못한, 당황스러운 내용으로 가득했다.

‘당신 얼굴로 만들어진 불법 합성물이 유포됐다.’
‘유포자가 전 남자친구 같으니, 그의 인적 사항을 알려달라. 우리가 참교육하겠다.’

타인의 개인정보를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게다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무슨 상황인지도 곧장 알아채기 어려운 상황. 김서연은 결국 ‘도와주지 않아도 된다’고 답하며 자경단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런데, 거절과 함께 ‘자경단’은 ‘협박단’으로 돌변했다. 김서연의 아버지와 동생에게 공중전화로 연락하고, 회사에 불법 합성물을 뿌리기까지 하며 협박의 강도를 높였다. 불과 사흘 동안에 일어난 일이었다.

특히 기묘한 건 공중전화의 발신지였다. 전화는 서울·경기·대구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걸려왔다. 각각 다른 지역에서, 각각 다른 사람들이 김서연과 김서연의 회사, 동생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협박한 것이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경찰에 붙잡힌 유일한 피의자는 10대 남성 박현우. 그는 “ 나는 예비 전도사이고, 목사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 ”이라며 알 수 없는 말을 늘어놨다.

수사관들이 본 박현우는 피의자이지만, 또 한편으론 피해자 같기도 했다. 스스로 가학행위를 한 사진이 포렌식을 거친 박현우의 휴대전화 안에 남아 있었다. 그 사진 역시 자칭 ‘목사’라는 사람의 지시에 의해 찍은 것이었다.

박현우는 목사의 지시로, 자신의 몸을 바늘로 꿰기까지 했다.

박사가 예비전도사, 전도사, 선임전도사 등에게 보낸 메시지. 사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박사가 예비전도사, 전도사, 선임전도사 등에게 보낸 메시지. 사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그리고 며칠 뒤. 정 경위는 대구 출장에서 신상을 파악한 또 다른 피의자, 이준혁을 찾아갔다.

이준혁은 목사와 그 일당 사이에서 ‘에이스’로 불리고 있었다. 김서연의 아버지에게 접근해 협박한 것도, 김서연에게 카카오톡으로 직접 연락을 취한 것도 모두 ‘전도사’인 이준혁의 짓이었다. 그가 석 달 동안 목사에게 넘긴 이들만 20명이 넘었다.

“이 영상은 뭐야?”

증거 목록을 살피며 이준혁에게 질문을 이어가던 정 경위의 시선이 한 영상 파일에서 멈췄다. 영상 내용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준혁이 누군가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있는 영상이었다.

(계속)

정 경위는 김서연을 협박한 남성들을 찾아낼수록 깊은 당혹감에 빠졌다. 그들은 또 다른 성폭행 피해자였다.

심지어 성폭행을 당한 후에는 ‘정조대’를 차고 다니라는 기괴한 지시까지 이행하고 있었다.

“여자한테 성폭행 당한 남자도 있어요..”

피해자의 충격 진술 속에서 또 다른 남성을 만난 정 경위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들은 왜 정조대를 차고, 바늘로 몸을 꿰맬 수밖에 없었을까. 남녀 피해자만 234명, 목사의 악랄한 수법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몸 바늘로 꿰매고 서로 성폭행”…234명 덮친 ‘목사’ 정체 [上]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7681

“성관계 점수 잘 받으면 졸업”…60시간 영상 속 ‘초대남’ 정체 [下]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9627

‘더 베테랑’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女 혼잔데 삼계탕 3마리 반?”…‘청송 패밀리’ 잡은 수상한 주문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2420

강남 한복판, 회칼 15번 박혔다…25억 대표의 참혹한 죽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0378

조수석 시체와 사흘 먹고잤다…32세 거구남의 ‘싼타페 동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31064

‘아홉 손가락’ 운동권 거물 그놈, 호프집 女주인 겁탈 후 죽였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7306

최혜리([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