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거미손’ 경쟁이 뜨겁다. 9~10월 A매치 4연전 일정이 모두 끝난 가운데 골키퍼 포지션이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조현우(울산), 김승규(도쿄), 송범근(전북) 등 세 명이 단 한 자리 뿐인 ‘넘버원 골리(주전 골키퍼)’를 노린다.
조현우는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과의 A매치 4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눈부신 선방쇼를 펼쳤다. 전반 초반부터 상대의 슈팅을 연달아 막아내며 한국의 아슬아슬한 한 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후반 12분 우즈베키스탄 아크말 모즈고보이의 바이시클킥을 수퍼 세이브했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기습적으로 날아온 상대의 발리슛도 몸을 날려 쳐냈다. 조현우의 눈부신 선방쇼 덕에 한국은 2-0으로 완승했다.
조현우는 초조할 법도 했다. 1~3차전까지 한 번도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에콰도르와의 1차전(3-0승)과 우루과이와의 2차전(1-4패)은 지난 7월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주전 골키퍼로 나섰던 김승규가 출전했다. 자신의 선발 기용이 예상됐던 베네수엘라와의 3차전(0-0무)은 그동안 3번 골키퍼였던 송범근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로베르트 모레노(스페인) 임시 감독 체제에선 조현우의 자리가 없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4차전에서 조현우는 기회를 잡았고, 경기력으로 입증했다. 모레노호 골키퍼 중 이번 4연전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더불어 조현우는 월드컵에 선발로 나서지 못한 아쉬움도 털어내고, 본격 주전 경쟁에 합류했다. 이로써 모레노호의 골키퍼 경쟁은 조현우, 김승규, 송범근이 동일 선상에서 다시 출발해 경쟁하는 구도가 될 전망이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주전을 뛰었던 김승규는 우루과이전에서 4골을 내주긴 했지만, 상대가 강팀이고, 실점이 전부 골키퍼 책임은 아니라는 점은 고려할 만하다. 김승규는 에콰도르전에서 무실점 선방하며 특유의 안정감을 선보였다. 여전히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범근도 단 한 번의 출전 기회를 살렸다. 그는 지난 2일 베네수엘라전에서 클린시트(무실점)를 기록했다. 총 4차례 세이브를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페널티박스 슈팅을 두 차례나 막았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은 송범근에게 평점 7.9를 줬다. 한국과 베네수엘라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이었다. 조현우, 김승규 못지 않은 경험과 실력을 입증한 것이다.
한편, 모레노호로 새 출발 한 한국 축구는 8일 발표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32위를 유지했다. 한국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1승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FIFA 랭킹이 2021년 12월(33위) 이후 4년 7개월 만에 30위 밖으로 밀려났다. 이번 랭킹은 9월 21일부터 이달 6일까지 국가별로 최대 4경기까지 치를 수 있었던 A매치 기간 성적을 반영했다. 한국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에서 일본(17위), 이란(23위), 호주(26위)에 이은 4위 그대로다. 다음 공식 랭킹은 올해 마지막 FIFA A매치 기간인 11월 9∼17일(국가별 최대 2경기) 경기 결과를 반영해 11월 18일 업데이트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