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4월 국회 윤석열정권정치검찰조작기소의혹사건진상규명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쌍방울 대북송금 조작기소 의혹 사건 청문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시선이 묘하게 달라지고 있다.
박균택 의원은 9일 MBC 라디오에서 이 전 부지사를 향해 “억울한 심정에 편승해서 여론화를 통해서 일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법률가적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박지원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이 전 부지사는 가석방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 김광민 변호사가 지난 7일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매우 화나 있는 상태”라며 가석방을 요구한 걸 비판한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도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는 일을 왜 반복하는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그룹의 800만 달러 대북 송금을 공모하고 쌍방울 측으로부터 억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징역 7년 8개월과 벌금 2억5000만원 형이 확정됐다. 대북 송금 사건은 경기도가 북측에 지급하기로 한 스마트팜 사업 지원비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 비용을 쌍방울 측이 대납했다는 의혹으로 이 대통령도 기소된 상태다. 김 변호사의 발언은 대장동 사건에서 이 대통령과 공범으로 기소됐던 김용 민주연구원 수석부원장 등은 보석 등으로 풀려났는데, 이 전 지사 본인만 방치돼 화가 났다는 취지로 풀이됐다.
민주당에선 이 전 부지사의 아내 백정화씨가 최근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에게 “남편이 수감 생활을 힘들어 하니 도와달라”는 취지로 연락한 데 대해서도 불편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백씨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는 중진 의원은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이 대통령을 언급한 것은 도를 넘었다”고 했다.
여권의 차가운 반응은 그간 “결과는 유죄지만 실질은 무죄”(지난 6월 민주당 조작 기소 특별위원회)라며 이 전 부지사를 적극 옹호하던 모습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도 연루된 대북 송금 사건 핵심 피고인인 이 전 부지사가 2023년 “검찰에서 소주를 곁들인 연어 파티를 했다”며 ‘연어 술 파티 회유설’을 주장하자 검찰의 조작 기소를 증명하는 사례라며 이 전 부지사를 적극 엄호했었다.
하지만 최근 이 전 부지사의 주장이 사실상 연전연패하고, 외려 민주당의 리스크로 되돌아오자 선을 긋는 모양새다. 이 전 부지사의 ‘연어 술 파티’ 주장에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까지 “동네 건달들도 하지 않는 짓”이라고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지만, 지난 6월 1심 법원은 이 증언이 위증이라며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4개월 유죄 선고를 했다.
국조특위 박상용 검사 이화영 연합뉴스
지난 3월에는 이 전 부지사 변호인 출신인 서민석 변호사가 박상용 검사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진술 회유 의혹을 제기해 파문을 일으켰다. 녹취는 박 검사가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전 부지사)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한다”며 보석 등을 제안했다는 취지였다. 민주당은 이를 근거로 특검의 공소취소가 가능한 조작기소특검법안까지 발의했지만, 이는 6·3 지방선거에서 서울·대구시장을 국민의힘에 내주는 역풍을 불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초선 의원은 “이 전 부지사가 조작 기소를 증명할 수 있는 핵심 퍼즐 조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의 발언이 사실에 어긋나는 것으로 드러나며 조작 기소 비판의 명분을 더 흐리고 있다”고 했다. “요즘 들어선 개인의 구명 활동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라고도 했다. 다른 의원도 “이 전 부지사가 대통령이 곤란해지는 상황을 사실상 묵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변호했던 서민석 변호사(왼쪽), 김광민 변호사(오른쪽). 뉴스1
그렇다고 이 전 부지사를 여권이 아예 외면하기도 어렵다는 분위기도 흐른다. 이 전 부지사를 최근 면회한 민주당 의원은 “이 전 부지사 본인보다는 이 전 부지사를 이용하려는 자들의 문제”라며 “이 전 부지사가 검찰 조작 기소뿐 아니라 조희대 사법부의 피해자라는 것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