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디비전시리즈 승리 후 축하 파티를 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객원기자] 2년 전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는 전 세계 야구 역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 대기록을 세웠다. 두 번 다시 보기 어려울 역사를 현장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평생 자랑거리가 생겼다. 그러나 그 자리를 함께할 수 있었지만 지켜보지 못한 다저스 프런트 관계자들도 있었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운영사장이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디애슬레틱’을 통해 공개한 일화에 따르면 2024년 9월 50-50에 가까워진 오타니는 애틀랜타 원정에서 크게 부진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4연전에 타율 1할4푼3리(14타수 2안타) 무홈런 4타점으로 주춤했다.
당시까지 47홈런 48도루로 50-50까지 3홈런 2도루가 남은 상태였고, 다저스 프런트의 몇몇 사람들은 오타니의 타격감이 떨어진 것을 보곤 LA로 돌아갔다. LA 홈에서 기록을 달성할 거라 보고 마이애미 원정을 동행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오타니는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3연전에 타율 5할(16타수 8안타) 4홈런 12타점 3도루를 몰아치며 50-50을 달성했다. 특히 3연전 마지막 날 6타수 6안타 3홈런 10타점 2도루로 역사상 최고의 단일 경기 퍼포먼스를 폭발하며 모두를 경악에 빠뜨렸다. 미리 LA로 돌아가 대기록 직관을 놓친 다저스 관계자들은 멀리서 TV 중계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었다.
[사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역대 최초 50-50 대기록을 달성하는 홈런을 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프리드먼 사장은 그날의 일이 다저스에는 교훈이 됐다고 밝혔다. 오타니가 아무리 부진해도 언제든 살아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이다. 시즌 막판부터 부상 여파로 깊은 부진에 빠진 오타니를 계속 믿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즌 막판 무릎, 이두근, 목 부상이 한꺼번에 겹친 오타니는 투수 복귀를 포기했고, 방망이도 완전히 식었다. 지난 8월1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이 마지막 홈런으로 이후 부상자 명단에 다녀오는 등 18경기 타율 1할5푼7리(70타수 11안타) 무홈런 1타점 OPS .503으로 시즌을 마쳤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도 다저스는 3승1패로 이겼지만 오타니는 타율 1할5푼4리(13타수 2안타) 무홈런 무타점 OPS .421로 바닥을 쳤다. 타순도 2번에서 4~5번으로 낮추며 부담을 덜어주려고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존을 벗어나는 공에 배트가 따라나가고, 실투도 제대로 받아치지 못했다.
[사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팀에 민폐만 되고 있는 오타니를 라인업에서 빼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지만 다저스는 요지부동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우리가 기대하는 모습도, 오타니가 스스로에게 기대하는 모습도 아니다. 하지만 그의 재능과 자기 관리를 보면 분명 좋은 모습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 어느 순간 다시 살아날 것이다”며 계속 선발 라인업에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드먼 사장도 “오타니는 야구 역사상 가장 재능 있는 선수다. 여름에 힘든 시기를 겪긴 했다. 휴식이 여러모로 도움이 됐지만 나쁜 습관도 생겼다. 하지만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뭔가 대단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며 “어느 순간 모든 게 오타니에게 맞아떨어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수혜자가 될 것이다”는 말로 오타니의 부활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다저스 내부에서만 그렇게 보는 게 아니다. 디애슬레틱이 다저스를 따라다니며 전력 분석하는 다른 팀들의 스카우트들에게 물어본 결과 오타니의 타격 메커니즘이 불안정하고, 칠 수 있는 공들이 많이 들어오지 않지만 여전히 만만하게 볼 타자가 아니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한 라이벌 구단의 전력분석원은 “오타니가 슬럼프에 빠져있지만 결국은 벗어날 것이다”고 봤다.
[사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를 오타니도 칼을 갈고 있는 분위기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오타니는 디비전시리즈 승리 후 클럽하우스 축하 파티 자리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일본 방송사 ‘NHK’에 “이런 기쁨은 전혀 질리지 않는다. 매번 최고”라는 짧은 소감만 남긴 채 맥주와 샴페인이 쏟아지는 자리를 빠져나갔다.
12일부터 시작되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는 지난해에 이어 리턴 매치다. 지난해 오타니는 와일드카드, 디비전시리즈에서 6경기 타율 1할4푼8리(27타수 4안타) 2홈런 5타점 OPS .604로 부진했지만 밀워키와의 NLCS 4경기 타율 3할5푼7리(14타수 5안타) 3홈런 4타점 OPS 1.643을 폭발했다.
특히 마지막 4차전에 선발투수로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타석에서 홈런 3방을 터뜨려 투타에서 밀워키를 압도했다. 다저스의 4전 전승과 함께 NLCS MVP도 오타니의 몫이었다. 좋은 기억이 있는 밀워키를 맞아 오타니가 다시 부활을 노린다. /[email protected]
[사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025 NLCS MVP 트로피를 받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