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급증, 2050년 연 2100만건 전망 이달 열릴 WSC서 최신 연구 공유 치료법 개발만큼 현장 적용도 중요
홍근식 일산백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장애를 줄이려면 예방부터 신속한 급성기 치료, 재활, 이차예방까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뇌졸중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세계뇌졸중기구(WSO)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약 1200만 건이 발생하고, 7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2050년에는 연간 발생 건수가 2100만 건, 사망자는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부담 속에서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은 뇌졸중의 발생을 막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21~23일 서울에서 열리는 2026 세계뇌졸중학회(WSC 2026)는 이러한 연구 성과와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다. 대한뇌졸중학회 이사장으로서 국내 치료 체계와 정책 개선을 이끌어온 일산백병원 신경과 홍근식 교수가 이번 학회의 공동의장을 맡았다. 홍 교수는 2022년부터 WSO 이사이자 아시아·오세아니아 대표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다음은 홍 교수와의 일문일답.
Q : 세계적으로 뇌졸중 환자가 늘고 있는 원인은.
A : “가장 큰 원인은 고령화다. 고소득 국가는 위험 인자 관리가 향상되면서 연령을 보정했을 때의 발생률은 줄고 있지만, 고령화로 절대발생률은 늘고 있다. 저·중소득 국가는 위험 인자 관리 수준이 낮은 데다 고령화까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절대발생률이 더 가파르게 늘고 있다. WSO에 따르면 1990년 대비 2021년 전 세계 뇌졸중 발생 건수는 70%, 사망자는 44% 증가했다.”
Q : 뇌졸중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A : “뇌졸중은 크게 허혈뇌졸중과 출혈뇌졸중으로 나뉜다. 출혈뇌졸중은 혈관이 터지는 순간부터 뇌 조직이 손상된다. 수술로 사망과 추가 손상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이미 손상된 뇌 조직은 회복시킬 수 없다. 허혈뇌졸중은 큰 혈관이 혈전으로 막혀도 다른 혈관을 통해 피가 돌기 때문에 모든 뇌 조직이 동시에 죽지는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가역적으로 손상된 ‘허혈중심부’가 빠르게 커져 막힌 뇌혈관을 다시 뚫는 재개통 치료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여전히 많은 환자가 장애를 입거나 사망한다. 재개통 치료 자체도 뇌출혈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
Q : 치료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A : “허혈뇌졸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급성기 치료는 재개통 치료다. 크게 정맥으로 혈전용해제를 투여해 혈전을 녹이는 방법과 사타구니 혈관으로 미세관을 넣어 뇌혈관까지 올려 보낸 뒤 혈전을 직접 제거하는 혈전제거술 두 가지가 있다. 다만 모든 환자가 재개통 치료 대상은 아니다. 두 치료 모두 뇌출혈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장애를 남길 만큼 증상이 심할 때에 한해 시행한다. 정맥혈전용해술은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에 투여해야 하는 등 시간 조건도 맞아야 한다. 재개통 치료 대상이 아니거나 재개통 치료 후 금기 사항이 없는 경우에는 뇌경색 재발·진행을 막기 위해 아스피린 같은 항혈소판제를 사용한다.”
Q : 최근 뇌졸중 치료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나.
A : “최근 새로운 혈전용해제인 테넥테플라제(Tenecteplase)가 도입됐다. 기존 약제는 1시간에 걸쳐 투여하지만, 테넥테플라제는 5~10초 만에 투여할 수 있다. 반감기도 길어 기존 치료제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혈전제거술의 치료 시간대는 연구를 통해 일부 환자에서 24시간까지 늘었고, 중등도 크기 뇌혈관에 대한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심방세동에 의한 허혈뇌졸중 환자 중 출혈성전환 위험이 낮은 환자를 선별해 초기부터 항응고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도 중요한 변화다. 최근에는 출혈 위험을 높이지 않으면서 혈전 억제 효과를 높이는 제11혈액응고인자(factor XIa) 억제제의 대규모 임상시험에도 성공했다. 고위험 환자의 치료 선택지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Q : 이번 WSC 2026이 가지는 의미는.
A : “이번 학회에서는 최신 임상시험 결과를 비롯해 예방, 급성기 치료, 재활 등 최신 발전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WSO는 치료법 개발뿐 아니라, 효과가 입증된 치료를 전 세계 특히 저·중소득 국가의 진료 현장에 적용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뇌졸중 부담의 대부분이 저·중소득 국가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학회에서도 혁신, 실제 임상 적용, 글로벌 영향력에 중점을 두고 연구자와 임상의, 정책 입안자, 환자가 한자리에 모여 과제와 미래 방향을 논의한다. 멘토링, 전문성 개발 기회도 마련해 차세대 리더의 성장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 개최를 계기로 국제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환자 중심의 혁신적 치료 전략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Q : 뇌졸중 부담, 어떻게 낮출 수 있나.
A : “비용 대비 가장 효과적인 것은 일차예방이다.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발생의 약 80%가 조절 가능한 10가지 위험 인자에서 비롯된다. 기여도가 큰 순서로 나열하면 고혈압, 실외 대기오염, 흡연, 높은 LDL 콜레스테롤, 실내 대기오염, 고나트륨 섭취 등이다. 이들을 모두 없앨 수 있다면 뇌졸중의 80%는 예방할 수 있다. 뇌졸중이 발생했다면 최대한 빨리 급성기 치료와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차예방도 중요하다. 뇌졸중 환자는 뇌졸중 재발뿐 아니라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 높기 때문에 이차예방 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한다.”
Q :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A : “연구를 통해 더 나은 치료 근거를 만들고, 효과가 입증된 치료가 진료 현장에 적용되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대한뇌졸중학회는 진료지침을 만들고 국가 보건정책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젊은 의료인이 필수의료와 중증·응급 분야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차세대 뇌졸중 전문가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다만 뇌졸중 질병 부담을 줄이려면 의료진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좋은 정책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