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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보다 무서운 스마트폰…64개국 280만 아동 분석 충격 결과

중앙일보

2026.10.10 14:00 2026.10.10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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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에서 한 아동이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6월 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에서 한 아동이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동 발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일까.

영국 텔레그래프는 최근 캐나다 캘거리대 연구진의 보고서를 소개하며 “스크린타임(전자기기 이용 시간)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빈곤한 환경에서 태어나는 것보다 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이 64개국에서 진행된 기존 연구 23건을 종합해 아동 280만 명 이상을 분석한 결과, 게임·소셜미디어(SNS) 등 스크린타임이 길수록 학업 성취도가 낮고 언어 능력이 떨어지는 한편 정서·행동상의 문제도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스크린타임과 아동 발달 간 연관성이 사회경제적 지위, 부모의 양육 방식, 조산 여부 등 기존에 아동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요인들과 비슷하거나 더 큰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스크린타임이 길수록 친구를 비롯한 또래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경향이 나타났다. 불안과 우울 증상은 물론 공격적 행동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증상도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8월 24일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개학 첫날 아이들이 다가오는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8월 24일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개학 첫날 아이들이 다가오는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모습. AP=연합뉴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스크린타임이 빈곤보다 실제로 더 큰 피해를 준다는 점을 직접 입증한 것은 아니다”며 “관찰된 여러 요인과 결과 사이의 연관성 강도를 비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자 기기 사용 자체가 문제를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미 발달이나 정서·행동상의 어려움을 겪는 아동이 전자기기를 더 많이 사용할 가능성도 있으며, 가정환경이 전자기기 사용 습관과 전반적인 건강·행복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스크린타임과 부정적인 결과 사이의 연관성이 모든 발달 영역에서 확인된 것도 아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스크린타임과 전반적인 학업 성취도 사이의 연관성이 나타났지만, 수학·읽기·과학 등 개별 과목의 성적과 스크린타임 사이에서는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해당 과목을 다룬 기존 연구 자체가 적어 명확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선 연구에서도 스크린타임과 정서·행동 문제의 관계가 양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미국심리학회보(Psychological Bulletin)에 발표된 연구는 아동 29만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 117건을 분석해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전자 기기 사용과 정서·행동 문제의 관계를 살폈다. 그 결과 스크린타임 증가가 이후 정서·행동 문제에 선행하는 경우가 있는 한편, 이미 정서·행동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 역시 이후 스크린타임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민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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