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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떠난 뒤 생활비 3배 더 쓴다”…92세 의사의 새 유언장

중앙일보

2026.10.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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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70대 중반에 썼던 유언장을 20년 만에 고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

평생 함께해온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생활비 지출부터 3배로 늘었다. 외식이 잦아지고, 자신을 챙겨주는 가족과 도우미에게 지불해야 할 돈도 많아졌다. ‘92세 현역 의사’ 이시형 박사의 말이다. “홀아비 생활이 보통 힘든 게 아니다”라며 “100세 시대엔 죽을 준비를 정말 잘해야 할 것 같다”는 그의 말은 구순에 닥쳐온 현실이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그는 한국인 특유의 정서 질환인 ‘화병(Hwa-byung)’을 세계 정신 의학 용어로 정립했다. 평생을 정신 건강 연구에 바친 권위자이자, 대중 강연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 ‘국민 건강 멘토’로도 유명하다. 그런 그가 유언장을 다시 쓴다는 연유는 뭘까.

 이시형 박사는 "고독을 잘 다룰 수 있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상조 기자

이시형 박사는 "고독을 잘 다룰 수 있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상조 기자

이시형은 최근 ‘고독’을 주제로 책을 집필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고독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마누라가 먼저 떠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살아 있을 때 더 잘할 걸 그랬다”는 그의 말은 초고령화 시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불안을 담고 있었다.

이시형이 고독에 주목한 이유는 바로 ‘장수의 늪’ 때문이다. 오래 살다 보면 나의 노화만으로도 힘에 부치는데,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마주하는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장수가 불러온, 일종의 이중고였다.

" 75세에 인생의 변곡점이 온다. "
의사이자 90대 장수인으로, 그간 많은 이의 노화와 죽음을 지켜본 이시형이 내린 결론이다. 75세 이전까지는 의학적인 진단의 기준이 중장년층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후로는 ‘노인’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가 첫 유언장을 쓰고, 운전면허증을 반납한 나이도 75세였다. 운동신경이 예전만 못하다는 걸 체감하자마자 내린 결단이다. 이시형은 “면허증을 반납할 때, 인생의 절반을 반납하는 것 같아 힘들었다”고 했다.

항노화 아니라 순노화, 90대 의사의 소신
이시형은 노화를 억제하는 항(抗)노화를 지향하지 않는다. 대신 노화를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순(順)노화를 강조한다.

"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건 인간의 생존 본능이죠. 하지만 아무리 건강에 좋은 것도 이 악물고 억지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

그가 가장 강조하는 건 ‘꾸준함’이다. 단번에 큰일을 해내는 게 아니라, 작은 일들을 오랜 기간 쌓아야 생활습관을 바꿀 수 있어서다.

" 사람들이 습관을 못 바꾸는 이유는 너무 욕심을 내기 때문입니다. 벼락치기 하듯 덤비니까 제대로 해보기도 전에 포기하는 거예요. "

장수의 늪을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건널 방법이 있을까. 이시형은 “노화에 미리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늙어가는 고통에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소리가 안 나올 만한 건강과 재력, 인간관계를 건강할 때 미리 준비하란 얘기다. 이시형은 “내 삶과 노화를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건강할 때의 특권”이라고 했다.

(계속)

“40대부터 이 3가지 질병은 꼭 관리해야 합니다”

그는 중년의 잘못된 습관이 노후를 고통으로 밀어 넣는다는 경고했다. 92세 의사가 늦어도 40대부터 대비하라는 세 가지 질병은 무엇일까.

자연스럽게 늙는 게 좋다던 그도 새벽 5시와 저녁 식사 때만큼은 꼭 지키는 습관이 있다. 수십 년간 이어온 건강법에는 어떤 원칙이 숨어 있을까.

70대 중반에 써둔 유언장까지 다시 고치게 된 이유와 92세 의사의 건강한 노후 준비법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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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원.정세희.김서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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