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10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의 미군 기지 내 총기난사범 사형 집행 생중계 계획에 대해 “사형은 인간의 불가침성과 존엄성에 대한 공격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력 반대했다.
AP통신·바티칸뉴스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세계 사형 반대의 날’을 맞아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사형에 의존하지 않고도 공동의 선을 수호하고 정의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시민을 보호하면서도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에게 속죄의 가능성을 완전히 박탈하지 않는 효과적인 구금 제도가 이미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2009년 미군 기지 총기난사로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니달말릭 하산에 대해 총살형을 집행하고 이를 생중계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산의 사형 집행일은 12월 3일로, 생중계 방식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신과 군의관(소령)이던 하산은 지난 2009년 11월 5일 미 텍사스주 포트후드에서 근무하던 중 “알라후 아크바르”(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는 뜻)라고 외친 뒤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했다. 이로 인해 장병과 민간인 13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이슬람 신도인 하산은 당시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앞두고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자생적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고, 이 사건은 미국 내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됐다.
사형 제도 지지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이 권고한 하산에 대한 미 육군의 총살형 집행을 승인한 것으로 지난 5일 발표됐다.
미군이 자국 군인을 상대로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1961년 4월 13일 미 육군 이등병 존 베넷을 강간·살인미수로 교수형에 처한 뒤 65년 만이다. 총살형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 11월 9일 소총부대에 의해 집행된 게 마지막이다.
사형이 공개적으로 집행될 경우 이는 1936년 백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흑인 남성 레이니 베시아가 켄터키주에서 공개적으로 교수형에 처해진 이후 90년 만에 이뤄지는 공개 처형이다. 특히 하산의 사형이 생중계된다면 미국 당국이 사형 집행을 대중에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첫 사례가 된다고 W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