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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메모리 ‘새 큰손’ 등장…휴머노이드시대, 삼전닉스 웃는다

중앙일보

2026.10.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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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6’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삼성전자의 LPDDR6. 사진 삼성전자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6’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삼성전자의 LPDDR6. 사진 삼성전자

정보기술(IT)업계와 주식시장에서 인공지능(AI) 성장 정체 우려가 재점화한 가운데 휴머노이드 로봇이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수요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휴머노이드의 지능이 고도화하며 로봇 한 대에도 수백 기가 이상의 메모리와 저장공간이 필요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AI 데이터센터용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로봇용 저전력·고용량 D램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효자 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휴머노이드 두뇌용 D램 시장 규모는 올해 8300테라비트(Tbit)에서 2030년 17만2000테라비트로 5년 동안 약 20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휴머노이드의 두뇌는 카메라, 라이다(LiDAR·거리 측정 센서), 촉각 센서 등에서 수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행동으로 옮기는 연산 장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로봇이 자체적으로 처리해야 할 저장·연산 용량이 크게 증가하며 이를 처리하기 위한 메모리 요구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봇 1대에 들어가는 D램 용량이 올해 19기가바이트(GB)에서 2030년 39기가바이트로 늘어날 거란 예상이다.

올해 초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16Gb(기가비트) LPDDR6 D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진 SK하이닉스

올해 초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16Gb(기가비트) LPDDR6 D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진 SK하이닉스

메모리 업계도 비슷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올해 6~8월 실적발표에서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피지컬 AI가 2020년대 말 메모리 업계의 주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율주행차처럼 200GB 이상의 메모리 용량과 테라바이트(TB) 수준의 저장용량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공략하기 위해 차세대 저전력 D램인 ‘LPDDR(Low Power DDR) 6’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배터리로 작동하는 휴머노이드는 전력 소비에 민감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서버에 사용되는 HBM보다는 저전력 D램과 고용량 낸드플래시 메모리가 주로 쓰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메모리 업체들도 휴머노이드용 D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봇뿐 아니라 자율주행차·스마트폰 등 기기 자체에서 직접 AI 연산을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면서도 성능을 최적화하는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6’에 나란히 LPDDR6를 출품하는 등 차세대 저전력 D램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LLPDDR6는 업계 최초로 개발된 차세대 모바일 D램으로 인정받아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으로 개발한 저장장치를 휴머노이드로 확장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탈부착 가능한 차량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피지컬 AI용으로 응용해 선보인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탈부착형 SSD가 5년 후 로봇플랫폼의 표준 솔루션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로봇용 컴퓨팅 플랫폼 ‘젯슨 토르’에 들어갈 저전력 메모리를 개발하고 있다. 젯슨 토르에는 128GB LPDDR5X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봇 보급 대수 자체가 메모리 수요와 비례하는 구조인데다 한 대 당 LPDDR 탑재량 자체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휴머노이드산업의 성장 속도가 빨라질 수록 메모리 업계가 업황 주기에 얽매이지 않는 구조적 성장 산업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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