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생활비, 건강·환경·안전 저평가에 발목 1위 에스토니아, 싱가포르·말레이시아 2·3위 한국 30위, 일본 17위...북한 185위 최하위권
경제대국 미국이 ‘살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는 조사 대상 192개국 가운데 중간 이하인 107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정보업체 루마비(Rumavi)가 최근 발표한 ‘2026 글로벌 리로케이션 인덱스’에 따르면 미국은 종합점수 100점 만점에 60.0점으로 192개국 가운데 107위에 머물렀다.〈그래픽 참조〉
자료: 루마비
캐나다(66.8점)와 영국(65.8점)은 물론 브라질(62.7점), 인도(60.6점)보다도 순위가 낮았다.
이번 평가는 재정·세금, 생활환경·건강, 안전·안정성, 정착·기회 등 4개 부문의 24개 지표를 종합해 산출됐다.
미국은 교육과 사업 기회, 창업 환경 등에서는 높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비싼 생활비가 부담으로 작용한 데다 건강, 생활환경, 안전 및 안정성 부문의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가 전체 순위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낮은 순위에도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이민 목적지 가운데 하나다. 2025년 해외에서 미국으로 유입된 신규 이민자는 13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살기 좋은 나라’ 1위는 72.8점을 받은 에스토니아가 차지했다. 인구 약 130만명의 에스토니아가 세계 1위에 오른 것은 안전성과 정착 환경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영향이 컸다. 법치 수준과 스타트업 환경, 낮은 청년 실업률 등도 강점으로 꼽혔다.
2위는 72.6점을 받은 싱가포르였으며 말레이시아가 72.0점으로 3위에 올랐다. 포르투갈은 71.6점으로 4위, 대만은 71.4점으로 5위를 기록했다. 이어 리투아니아와 홍콩이 각각 71.0점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세인트키츠네비스는 70.3점으로 8위, 체코 69.9점으로 9위, 몰타는 69.8점으로 10위권에 들었다.
한국은 종합점수 67.9점으로 30위를 차지했으며, 북한은 최하위권인 185위로 종합점수 44.4에 그쳤다. 일본(69.1점)은 17위, 중국(58.6점)은 125위를 기록했다.
유럽 국가들은 상위 20개국 가운데 절반을 차지했다. 특히 서유럽의 전통적인 부국뿐 아니라 포르투갈, 체코, 몰타 등 상대적으로 생활비 부담이 낮은 남유럽과 동유럽 국가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 등 발트 3국도 상위 20위 안에 포함됐다.
최하위권에는 정치적 불안과 취약한 사회·경제 시스템을 가진 국가들이 집중됐다. 아프리카 국가가 하위 20개국 가운데 13개를 차지했다. 아프가니스탄이 39.5점으로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고 예멘이 41.4점으로 뒤를 이었다.
콩고민주공화국(45.1점), 에리트레아(45.8점), 부르키나파소(46.6점), 아이티(47.3점), 파푸아뉴기니(47.5점) 등은 정치적 불안정과 취약한 정부기관, 낮은 안전·보건 수준, 재산권 보호 부족 등이 순위를 끌어내린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단순히 국가의 경제 규모나 국민소득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살기 좋은 나라’로 평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세금과 생활비 부담, 안전, 의료환경뿐 아니라 외국인이 실제로 정착해 일하고 생활할 수 있는 여건까지 종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