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안에 새 주인 찾을 기업 1200만개 27%는 은퇴와 함께 폐업, 8%만 승계 준비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 사업주가 승계나 매각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 사업주들이 누구에게 어떻게 사업체를 넘길지 제대로 된 인수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붐 세대가 앞으로 10년 동안 새 주인에게 넘겨야 할 기업은 모두 1200만 개로, 자산은 10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달 14일 공개한 '1000만 중소기업에 동력 공급하기' 보고서에서 기업주 1000명을 조사한 결과 70%가 사업 승계 계획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계획이 상당히 진전된 단계에 도달했다고 밝힌 기업주는 8%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준비가 부족해도 중소기업의 거대한 세대교체는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 JP모건체이스는 앞으로 10년 동안 약 1200만 개의 기업이 소유권 변화를 겪고, 이 과정에서 이전되는 자산 규모가 약 10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안보에 중요하다고 평가되는 산업에서는 고령화가 더욱 뚜렷해 기업 소유주의 절반 이상이 5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붐 세대의 중소기업 소유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가 은퇴를 앞두고도 사업체를 매각할 것인지, 가족에게 넘길 것인지, 직원에게 이전할 것인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맥킨지 경제이동성연구소는 지난 2월 '대규모 소유권 이전'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10년 동안 발생할 중소기업 폐업의 6~13%는 기업주들이 승계 계획을 제대로 세울 경우 막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기업이 문을 닫는 이유는 꼭 사업 자체 때문만은 아니다. 수익을 내고 있는 기업이라도 소유주가 은퇴할 때까지 적절한 구매자나 후계자를 찾지 못해 폐업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025년 갤럽 조사에서도 소유주가 55세 이상인 기업 가운데 27%는 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거나 사업체를 매각하거나 이전하는 대신 폐업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US뱅크가 2025년 실시한 중소기업 조사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확인됐다. 상당수 기업주는 자신이 사업을 시작한 이유 중 하나가 다음 세대에 넘겨줄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사업을 어떻게 이전할지에 관한 공식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과반이나 됐다. 또 많은 기업주는 승계 방법을 결정하는 과정 자체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승계 문제는 동네 상점이나 소규모 제조업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S&P 500 기업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3분의 1 이상에서 최고경영자와 최고재무책임자라는 두 핵심 경영진이 동시에 은퇴 연령대였지만 명확한 승계 계획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문제가 작은 철물점에서 대기업까지 경제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규모에 대한 추정치는 조사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다. 프로젝트 에쿼티는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 소유 기업 가운데 약 230만 개가 소유권 이전 문제를 겪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들 기업에 고용된 근로자는 전체 일자리의 약 6분의 1에 해당한다.
다른 분석에서는 이전 대상 기업이 약 300만 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일부 계산에서는 2035년까지 기업 소유권 이전이 약 600만 건에 이를 것으로 본다. 어느 수치를 적용하더라도 베이비붐 세대가 다음 세대의 아메리칸 드림을 위한 기업 생태계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JP모건체이스가 제기하는 문제다.
JP모건체이스는 연방 중소기업청(SBA)이 전국적인 사업 승계 지원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 3월 '아메리칸 드림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앞으로 10년 동안 중소기업 대출에 800억 달러를 공급하고 사업 소유권 이전을 위한 자문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여기에 기업 소유권 이전 지원을 위한 1150만 달러 규모의 자선기금도 투입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소유한 기업이 기업 매각이나 다음 세대로의 소유권 이전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폐업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개인의 은퇴나 노후 문제에 그치지 않고 기업 수백만 개의 존속과 일자리, 지역경제, 다음 세대의 사업 기회를 결정하는 거대한 세대교체 문제로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