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주병기 “재벌은 착취적 대한민국 만드는 적…지금도 같은 생각”

중앙일보

2026.10.12 01:1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의 기업관이 논란이 됐다. 주 위원장이 교수 시절 재벌과 대기업집단을 ‘착취적 대한민국을 만드는 적’으로 지목한 데 대해 “표현이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주 위원장은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이 과거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주 위원장은 서울대 교수 시절인 2024년 12월 언론 기고문에서 “착취적 대한민국을 만드는 포용사회의 적은 첫 번째로 재벌과 대기업집단의 세습경제”라고 밝혔다.

최 의원이 반기업·반시장적 인식이라고 비판하자 주 위원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시장경제의 주인공은 기업과 경영자이고 공정위 등 정부기관은 심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경영자들이 전문성과 소신을 가지고 개척적인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대한민국 기업 중 몇이나 그렇게 할 수 있느냐”며 국내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를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동수 정무위원장이 “공정위원장이 사기업의 의사결정이나 지배구조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며 주 위원장을 제지하기도 했다. 주 위원장은 오후 국감이 시작되자 “전문적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이 없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도록 발언한 것은 과했다”며 해명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도 “공정위의 칼은 소·돼지를 잡는 백정의 칼처럼 쓰면 안 된다. 기업을 건강하게 해 경제를 살리는 칼로 써야 한다”며 “본인의 칼은 백정의 칼이라고 생각하느냐, 의사의 칼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주 위원장은 “기업을 살리는 칼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

정치적 편향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주 위원장이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친여 성향 방송에 출연해 쿠팡의 영업정지 가능성 등 개별 사건을 언급한 데 대해 “일종의 피의사실 사전 공표이자 기업 악마화”라고 비판했다. 주 위원장은 “여러 발언을 합쳐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도 “편파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공정위의 기업 조사권과 절차적 정당성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공정위가 한화·CJ 등 대기업의 상표권 사용료를 조사하면서도 적정 수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법 위반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기준도 없이 조사부터 벌인다는 취지다. 주 위원장은 “사용료를 과도하게 올리는 과정에서 강요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이날 국감서 제기된 대통령비서실의 감찰설과 과거 술자리에서의 여성 비하 발언 의혹도 모두 부인했다. 최 의원이 음주 등 비위 행위로 감찰받은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없었다”고 답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6월 19일 충남 부여에서 열린 한국경쟁법학회 행사 당시 주 위원장이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사실관계를 추궁했다. 주 위원장은 당시 식사 자리에 참석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서는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쿠팡이 공정위 현장조사를 거부한 데 대해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쿠팡이 공정위 법 집행을 무시하는 안하무인적 태도를 보이면 다른 유통사들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며 국회 차원의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도 “미국 증시 상장이 한국의 법과 제도를 무시하는 특혜 면허가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안효성([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