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취임 후 첫 국정감사에 나선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위험을 경고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정부의 확장재정과 한은의 연속 금리 인상을 놓고 ‘엇박자’ 공방도 국감에서 벌어졌다.
신 총재는 12일 한은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감에서 해당 ETF의 변동성 위험을 경고하지 못했다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충분히 경고하지 못했다. 국민께 송구하다”고 말했다.
한은은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해당 ETF가 국내 자금의 해외 유출을 막고 해외 자금 유입을 늘릴 것으로 평가했지만, 9월 보고서에서는 주가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지목했다. 신 총재는 6월 진단에 “당시 상황을 봐서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화·재정정책 충돌도 쟁점이었다. 한은은 7·8월 기준금리를 연 3.00%까지 올렸지만, 정부는 내년 총지출을 12.8% 늘린 820조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한은은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정부는 풀악셀을 밟았다”며 긴축 효과 상쇄를 우려했다. 반면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금융이 긴축으로 갈수록 재정은 적극적인 재정으로 가야 한다”며 내수 위축을 막기 위한 재정 역할을 강조했다.
신 총재는 “내년 정부 예산안에 따른 국내총생산(GDP)의 추가 성장 효과는 0.5%포인트로 보고 있다”며 물가상승률을 0.06%포인트 높일 것으로 추산했다. “0.06%포인트 정도면 그다지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이 높아지면 엇박자가 아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충 효과는 모형으로 검증 중이다.
금리 인상 부작용도 논란이었다. 김상훈 의원은 0.5%포인트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 이자 부담 6조원, 자영업자 1인당 116만원 증가 추산을 제시했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유가·환율 등 비용 요인에 따른 물가 상승을 들어 인상 적절성을 따졌다.
신 총재는 “올해 봄부터 여름까지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 전이가 상당히 큰 작용을 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수요 확대 가능성과 높은 근원물가를 고려하면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7·8월 연속 인상으로 “시간을 벌었다”며 “시장에 쫓겨 나중에 방어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상황보다 훨씬 더 경제적 비용이 작다고 본다”고 말했다. 22일 금통위 추가 인상 여부에는 인플레이션 추이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광의통화(M2) 개편의 정치적 의혹을 제기하자 신 총재는 이를 부인하며 기존 지표 공표를 약속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말 머니마켓펀드(MMF)를 제외한 주식·채권형 펀드 등 수익증권을 M2에서 제외한 시점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논의와 맞물린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개인에게 공급하는 범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는 “절대로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고, 은행 간 결제용 기관 CBDC와 은행 주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에는 찬성했다.
외환보유액 국제 순위표 삭제도 논란이었다. 한은은 25년 6개월간 공개한 표를 한국 순위가 5월 13위로 떨어진 뒤 7월 보도자료에서 제외했다. 김상훈 의원이 경위를 묻자 신 총재는 실효성 감소를 이유로 “출입기자들에게 사전에 설명했고 어느 정도 이해했다”고 말했는데 사전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해명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 총재는 이후 “엠바고(보도 전 유예) 기간이 끝나기 전에 (개별) 기자들의 문의에 충분히 구두로 사전 설명을 했다는 의도였다”고 추가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