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인도 1.3억명 유권자 명부 삭제…“모디, 최대 정치적 난관”

중앙일보

2026.10.12 08:0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인도에서 1억3000만명이 넘는 유권자가 선거인 명부에서 삭제돼 집권당에 유리하도록 명부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확산하며 정치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Z세대 중심 온라인 정치운동 단체 바퀴벌레국민당(CJP)이 주도하는 시위에 야권이 가세하며 집권 13년 차에 접어든 나렌드라 모디(사진) 총리가 최대 정치적 도전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간) “유권자 명부 개편이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에 유리하게 이뤄졌다는 의혹이 확산하면서 이달 들어 거의 매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갸네시 쿠마르 인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ECI)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논란은 지난해 시작된 ECI의 유권자 명부 정비에서 비롯됐다. 사망자 등을 걸러내는 과정에서 전체 유권자의 약 15%에 해당하는 1억3300만명의 이름이 지워졌는데, 야당 지지자들이 대거 삭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힌두 민족주의 집권당을 지지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무슬림 등 소수집단이 큰 피해를 봤다는 주장도 나왔다.

ECI와 BJP는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명부 정비는 중복 등록자와 사망자 등을 걸러내기 위한 조치였으며 잘못 삭제된 유권자는 다시 등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CJP를 중심으로 한 시위는 격화하고 있다. CJP는 지난 2일 경제 중심지인 서부 뭄바이에서 쿠마르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첫 시위를 벌였다. 이후 인도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를 비롯해 20여 개 야당이 참여하는 정치연합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도 시위에 합류했다. INC는 쿠마르 위원장뿐 아니라 모디 총리와 아미트 샤 내무부 장관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지난 10~11일 수도 뉴델리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인도 당국은 경찰 등 6만명을 투입했다. 지하철역 45곳을 폐쇄하고 시위 예정지와 도심 일대에서는 모바일 통신망까지 차단했다. 인도 경찰은 지난 10일에만 시위 참가자 2400명을 연행해 구금했으며 대부분은 당일 밤 석방됐다고 밝혔다. 시위대가 대법원까지 행진하겠다고 예고하자 당국은 12일에도 지하철역 폐쇄 등 대비에 나섰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가디언은 “모디 정부는 집권 기간 반대 의견에 극도로 비관용적인 태도를 보여왔지만 이번처럼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014년 집권한 모디 총리에게 가장 큰 정치적 난관”이라고 전했다.





전민구([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