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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불 나파 와인이 30불…가주 와인 ‘바겐세일’ 시작

Los Angeles

2026.10.12 09:00 2026.10.0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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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에 고급 와인 PB로 유통
최대 24개월까지 현상 이어질 듯
가주 소노마카운티에 위치한 한 와인 농장에서 농장 직원이 포도를 수확하고 있다. [로이터]

가주 소노마카운티에 위치한 한 와인 농장에서 농장 직원이 포도를 수확하고 있다. [로이터]

가주 와인업계의 공급 과잉이 심화하면서 고급 와인이 헐값에 풀리고 있다. 와이너리 브랜드로 150달러에 팔리던 와인이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PB)를 달고 30달러 이하에 판매되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소비자들은 뜻밖의 ‘와인 바겐세일’을 맞고 있다.
 
LA타임스는 미국 와인 생산의 약 80%를 차지하는 가주에서 최근 소비 둔화로 재고가 급증하자 와이너리들이 남는 물량을 대거 처분하고 있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특히 나파밸리 등 유명 산지의 고급 와인도 코스트코와 크로거, 알디, 그로서리 아웃렛 등 대형 유통업체의 PB나 독점 브랜드로 저렴하게 풀리고 있다.
 
와인 유통업체 내비게이터 와인 컬렉션은 소매가 149달러인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을 확보해 29.99달러에 판매할 예정이다.
 
내비게이터가 판매하는 PB로는 ‘기어박스(Gearbox)’, ‘모티프(Motif)’, ‘디코디드(Decoded)’ 등이 있다. 그로서리 아웃렛에서는 와이너리 브랜드로 45~85달러에 팔릴 수 있는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이 PB 제품 ‘세컨드 치피스트 와인(Second Cheapest Wine)’으로 최저 9.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이 밖에 코스트코의 ‘커클랜드 시그니처’, 알디의 ‘캘리포니아 헤리티지’ 등도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품질까지 낮은 것은 아니다. 국내 최대 식료품 체인 크로거는 최근 두 달 사이 유명 와인 평론가에게 90점 이상을 받은 PB 와인이 20개로 늘었다고 밝혔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고급 와인의 할인 판매처로 떠오른 배경에는 수년간 누적된 공급 과잉이 있다. 그로서리 아웃렛에 따르면 2018년만 해도 와이너리의 대량 판매 제안은 1000~3000케이스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한 번에 2만~20만 케이스로 늘었다. 음주량 감소와 인플레이션, 비만 치료제 확산 등이 소비 감소 요인으로 거론된다.
 
재고 부담이 커진 와이너리들은 브랜드 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생산자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 PB 형태로 물량을 넘기거나 벌크 와인으로 처분하고 있다. 일부는 포도밭을 갈아엎거나 다른 작물로 전환하는 등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급 과잉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지 앞으로 12~24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평소 100달러 넘게 팔리던 고급 와인을 10~30달러대에 살 수 있는, 소비자에게 유리한 ‘바이어스 마켓’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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