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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수갑 같은 집” 500만불 낮춰도 안 팔려

Los Angeles

2026.10.12 09:00 2026.10.0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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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명소 ‘스탈 하우스’ 매물 1년
높은 유지비·보존 부담에 미거래
초호화 저택들도 가격 밑돌아 매각
2000만 달러에 매물로 나온 스탈 하우스. [질로우 캡처]

2000만 달러에 매물로 나온 스탈 하우스. [질로우 캡처]

LA를 대표하는 미드센추리 모던 건축의 정수 ‘스탈 하우스(Stahl House)’가 매물로 나온 지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결국 가격을 500만 달러나 낮췄지만, 거액의 유지비와 문화재급 건축물 보존에 따른 까다로운 제약이 거래의 거대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8일 LA타임스에 따르면 할리우드 힐스에 위치한 스탈 하우스는 지난해 말 2500만 달러라는 거액에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구매자가 선뜻 나서지 않자 지난 4월 매매가를 2000만 달러로 전격 인하했으나, 여전히 유효한 매수 문의조차 뜸한 실정이다.
 
1960년 거장 건축가 피에르 쾨니그가 설계한 이 주택은 LA 도심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절벽 끝자락에 세워져, 마치 공중에 둥둥 떠 있는 듯한 환상적인 조망으로 명성을 떨쳤다. 통유리 벽과 수영장, 탁 트인 시야를 갖춰 ‘체이스 스터디 하우스 #22’라는 이름과 함께 LA 현대 건축의 상징으로도 평가받아 왔다.
 
스탈 하우스의 내부 모습 [질로우 캡처]

스탈 하우스의 내부 모습 [질로우 캡처]

문제는 웅장한 명성과 천문학적인 몸값에 비해 실제 '살기 위한 공간'으로서의 실용성이 터무니없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스탈 하우스의 실내 면적은 약 2200스퀘어피트에 불과하며 침실도 단 2개뿐이다. 최초 매물가 기준 스퀘어피트당 가격은 무려 1만 1364달러에 달했다. 인근에 위치한 4041스퀘어피트 규모의 주택이 297만 5000달러에 매물로 나온 것과 비교하면 비현실적인 수준의 거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무리 유명한 건축물이라도 그 역사적 가치를 순수한 매매 가격에 온전히 반영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지은 지 오래된 명품 주택일수록 천문학적인 유지·보수 비용이 들어가는데다, 건축물 보존을 둘러싼 시민사회와 학계의 눈총·감시까지 감수해야 하는 정서적 부담이 크다.
 
유명 부동산 중개인 브렛 파슨스는 “이런 주택을 매수하는 것은 사실상 ‘화려한 황금 수갑’을 차는 것과 같다”며 “끊임없이 관심과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는 값비싼 애인과도 같은 존재”라고 꼬집었다.  
 
이어 “스탈 하우스처럼 실주거 공간이라기보다 갤러리에 놓인 미술품에 가까운 주택에 거액을 지불할 수 있는 구매자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유명세에 비해 기대치를 대폭 밑도는 가격에 굴욕 매각되는 사례는 LA 초호화 저택 시장에서 낯선 풍경이 아니다. 벨에어의 대저택 ‘더 원(The One)’은 당초 5억 달러라는 호기로운 가격을 내세웠으나, 2022년 파산 경매에서 1억 2600만 달러에 낙찰되는 데 그쳤다. 또 다른 벨에어의 명물 저택 ‘카사 엔칸타다’ 역시 한때 2억 5000만 달러를 요구했으나 올여름 결국 반토막 수준인 1억 3000만 달러에 겨우 매각됐다.

송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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