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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연대 수시 논술장 뒤집어졌다…AI 안경 습격사건

중앙일보

2026.10.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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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열린 수시모집 논술 시험을 마친 응시생들이 교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열린 수시모집 논술 시험을 마친 응시생들이 교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치른 연세대 2027학년도 수시 논술시험에서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안경을 활용하려던 수험생이 감독관에게 적발됐다. 국내 대학 입시에서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 시도가 실제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연세대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 서대문구 신촌캠퍼스에서 시작된 자연·통합계열 수학 논술 시험 중 감독관이 스마트 안경을 착용한 수험생을 적발했다.

유튜버 '테크몽'이 AI스마트안경을 쓰고 수능 수학 모의고사 문제를 바라보자, 안경 디스플레이에 정답이 나타났다. 유튜브채널 ‘테크몽’ 영상 캡처

유튜버 '테크몽'이 AI스마트안경을 쓰고 수능 수학 모의고사 문제를 바라보자, 안경 디스플레이에 정답이 나타났다. 유튜브채널 ‘테크몽’ 영상 캡처

시험 도중 해당 수험생이 스마트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감독관은 현장에서 안경을 수거했다. 시험 종료 뒤 이 수험생은 학교 측에 스마트 안경을 활용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치른 연세대 논술 전형에는 288명 모집에 1만4452명이 지원해 50.1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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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사전 점검에도…스마트 안경 부정 시도


감독관들은 시험 시작 전 안경 착용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점검을 진행했다. 실제로 시험 직후 수험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엔 “감독관들이 안경을 특히 자세히 봤다”, “감독관 6명이 안경을 점검했는데, 압박감이 들 정도였다” 등의 후기가 올랐다.

연세대 관계자는 “(해당 수험생이) 시험지를 나눠준 이후 스마트 안경으로 바꿔 쓴 것 같다”며 “현재 내부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의 수험생 유의사항엔 ‘휴대금지 물품(전자 및 통신기기 등)을 소지하는 자는 불합격 처리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스마트 안경을 (제한 대상으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전자·통신기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금지했다. 특히 이번 논술을 앞두고 감독관 사전교육에서 스마트 안경을 주의하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지난 8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김윤환 논술 강사가 사용했던 스마트 안경. 가격은 80만원대. 안경 다리 끝에 손톱만한 카메라가 질문을 읽고, 투명한 렌즈에 답을 투영해 보여준다. 김민상 기자

지난 8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김윤환 논술 강사가 사용했던 스마트 안경. 가격은 80만원대. 안경 다리 끝에 손톱만한 카메라가 질문을 읽고, 투명한 렌즈에 답을 투영해 보여준다. 김민상 기자

국내에선 그동안 영어 공인 시험인 토익이나 한국어능력시험(TOPIK·토픽) 등에서 스마트 안경 부정행위가 적발된 적이 있지만 논술 등 대입 시험에서 발견된 적은 없었다.

교육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스마트 안경의 부정행위가 대입이나 학교 내신 시험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광주지검은 소방설비기사 자격증 시험장에 스마트 안경을 무단 반입해 사용한 혐의를 받는 40대를 약식 기소했다. 관련 부정행위를 사법처리한 첫 사례다. 지난 5~6월엔 영어공인시험인 토익(TOEIC) 시험장에서 총 3명이 스마트 안경을 쓰고 시험 부정행위를 저지르다 적발됐다.

스마트 안경을 활용하는 부정행위는 챗GPT·제미나이와 같이 AI와 연동된 안경 다리를 손으로 툭툭 건드려 탑재된 소형 카메라가 문제를 읽게 하는 방식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정에 따라 투명한 렌즈 위에 풀이 과정과 답이 표기돼 사용자가 읽을 수 있다. 지난 8월 유튜브를 통해 스마트 안경에 대한 우려를 밝혔던 논술강사 김윤환(44)씨는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치러지는 대학 논술 시험의 경우 상대적으로 감독이 느슨할 수 있다”며 “국어·사회 논술은 스마트 안경 이용이 아직까지 불편하지만, 수학·과학은 풀이 과정이 단순하고 답이 숫자로 나오기 때문에 더욱 많은 수험생이 시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8월 김윤환 대치동 논술 강사가 스마트 안경을 쓰고 2021학년도 연세대 논술 문항을 푼 뒤 설명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쳐

지난 8월 김윤환 대치동 논술 강사가 스마트 안경을 쓰고 2021학년도 연세대 논술 문항을 푼 뒤 설명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쳐


교육 당국은 대책을 고심 중이다.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7학년도 수능 시행세부계획에 ‘스마트 안경’을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으로 명시했다. 또한 국가 시험장에서 스마트 안경과 초소형 이어폰 등을 탐지할 수 있는 전파탐지기 보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은 “대학·학교에만 부담을 떠넘길 게 아니라, 학생들에게 스마트 안경 소지 시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자율 서약을 쓰게 하는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상.이보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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