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이탈리아에서 피자를 100판 넘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하나였죠. 클래식은 영원하다는 겁니다.”
지난 8일 열린 오픈식에서 이진형(사진 왼쪽) 마에스트로가 베라피자스쿨 한국 분교(AVPN SCUOLA COREA) 현판을 들고 있다. 사진 AVPN SCUOLA COREA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베라피자스쿨 한국분교(AVPN SCUOLA COREA)’ 개교식. 이진형 마에스트로는 15년 전 나폴리 피자를 선택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대학 시절 배낭여행 중 처음 맛본 나폴리 피자에 매료된 그는 2012년 무렵 한국에서 피자 사업을 준비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시카고 피자가 유행하고 있었다. 주변에서는 나폴리 피자로 사업하면 실패할 것이라며 만류했다. 고민 끝에 그는 육경희 희스토리푸드 대표 등 일행 4명과 함께 이탈리아로 떠났다. 한 달 동안 100판이 넘는 피자를 먹으며 현지의 맛을 연구했다.
이 마에스트로는 “시카고 피자나 뉴욕 피자도 각각의 매력이 있지만, 나폴리 피자는 그 뿌리가 되는 음식”이라며 “당시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후 나폴리 피자 전문점 ‘핏제리아오’를 열고 국내에 정통 나폴리 피자를 알려왔다.
그렇게 나폴리 피자에 매달려 온 이들이 이번에는 전문 교육기관을 열었다. 이탈리아 나폴리에 본부를 둔 나폴리 피자 협회(AVPN·Associazione Verace Pizza Napoletana)의 교육기관인 베라피자스쿨 한국분교다. AVPN은 1984년 나폴리에서 설립된 단체다. 전통 나폴리 피자의 제조법을 보존하고 알리는 활동을 해왔으며, 재료와 반죽, 발효, 성형, 굽는 방식 등에 관한 규정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분교에서는 이 기준에 따라 나폴리 피자를 만드는 기술을 가르친다. 전 세계에 22개 학교가 운영중이다.
개교식에 참석한 안토니오 파체(Antonio Pace AVPN) 회장은 한국분교를 국내 최초의 나폴리 피자 전문학교라고 소개했다. 그는 “피자는 간단한 음식이다. 반죽부터 굽기까지 몇 가지 규정만 잘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피자를 만드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피자가 탄생한다”며 같은 규정을 따르더라도 만드는 사람의 기술과 경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한국분교에서는 전문 피자이올로(피자 장인)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을 진행한다. 대표 과정인 ‘베라피자반’은 8일간 총 60시간으로 구성된다. 이론 교육 14시간과 실습 46시간을 거쳐 마지막에 이론·실기 시험을 치른다. 반죽과 발효의 원리부터 성형, 토핑, 화덕에서 피자를 굽는 방법까지 배운다. 지난 9월 모집한 1기 교육생은 접수 시작 하루 만에 정원이 마감됐다.
심화 교육을 위한 특별반도 운영한다. 4일간 32시간 동안 천연 발효종과 반죽의 과학적 원리, 피자 프리타, 글루텐 프리 피자 등을 다룬다.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는 3시간짜리 ‘피자 데이(Pizza Day)’에서는 나폴리 피자의 대표 메뉴인 마르게리타와 마리나라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AVPN관계자와 육경희 대표(사진 왼쪽에서 두번쨰), 이진형 마에스트로(오른쪽). 사진 AVPN SCUOLA COREA
강사진에는 국내외 나폴리 피자 전문가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진형 마에스트로를 비롯해 AVPN 앰배서더이자 국내 최초로 베라피자 인증을 받은 ‘볼라레’의 정두언 오너셰프, 2026 세계 베라피자 챔피언십에서 2위를 차지한 ‘베르데’의 이택섭 셰프가 수업을 맡는다. 이탈리아 본교에서 파견된 21년 경력의 풀비오 벨피오레 마에스트로도 교육에 참여한다.
이진형 마에스트로와 함께 한국분교 설립을 추진한 희스토리푸드 육경희 대표는 “15년 전부터 아카데미 설립을 구상했지만 오늘의 첫걸음을 내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한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듯 기업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함께하는 사람들과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