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싱가포르와 인접한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시에서 중국의 자동차 제조사 체리(치루이)의 2023년형 SUV 오모다 5(OMODA 5)를 운행하던 중 후륜 차축과 뒷바퀴가 차체에서 분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페이스북 캡처
지난 6일 중국산 치루이(奇瑞·수출명 체리) 자동차가 말레이시아에 수출한 SUV ‘오모다 5’의 뒷바퀴 축이 주행 도중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날 싱가포르와 인접한 말레이시아 제2의 도시 조호르바루에서 2023년형 오모다 5의 뒷 축이 차체에서 분리되면서 뒷바퀴 두 개가 함께 빠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현장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온라인에 퍼지면서 안전 논란이 벌어졌다.
말레이시아 도로교통국은 체리 오모다 5의 차량 형식 승인(VTA) 및 신규 차량 등록을 중단했다. 에디 파들리 도로교통국장은 11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고로 해당 차량 모델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홍콩명보가 13일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육상교통청은 체리의 생산 조립 라인과 후륜 축 부품 공급업체에 대한 기술 감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6일 싱가포르와 인접한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시에서 중국의 자동차 제조사 체리(치루이)의 2023년형 SUV 오모다 5(OMODA 5)를 운행하던 중 후륜 차축과 뒷바퀴가 차체에서 분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페이스북 캡처
치루이자동차는 11일 사과 성명을 내고 후륜 차축의 용접 부위 강도 부족을 인정했다. 말레이시아에 수출한 오모다 5 8878대를 리콜하고, 중국 및 다른 시장의 동일한 차량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사양의 차량은 이미 단종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치루이의 차축 분리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에 오모다 5를 출시한 지 한 달 만인 2024년 4월에도 후륜 파손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말레이시아 당국은 판매 금지 조치 대신 600대를 리콜해 점검하고 문제 부품을 사용한 60대의 후륜 차축을 교체하는 데 그쳤다. 2년 반 만에 같은 부위, 같은 용접 문제가 되풀이된 셈이다.
치루이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가운데 해외 의존도가 높다. 고급 브랜드인 오모다와 재쿠(JAECOO)는 세계 77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글로벌 판매량은 누적 130만 대를 넘어섰다. 올해 1~9월 수출은 155만 대로 전년 대비 65.6% 증가했다. 특히 9월 수출 20만7800대는 중국 자동차 업계 가운데 월간 최대 기록이다.
2026년 6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개설한 중국 자동차 제조사 체리(치루이)의 오모다 브랜드 매장. 체리는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에서 판매량을 공격적으로 늘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 차의 수출 쏠림은 내수 붕괴의 반작용이다. 중국승용차연합회의 소셜미디어 승련분회(乘聯分會)가 12일 발표한 9월 승용차 소매 판매는 161만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0% 감소했다. 올해 최대 낙폭이자 12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1~9월 누계로는 1333만 대로 21.7% 감소했다. 중국이 자랑하는 신에너지 차 소매도 108만 대로 16.7% 줄었다. 연합회는 보조금 소진, 고유가, 인공지능(AI) 수요로 인한 메모리와 칩 가격 급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9월 승용차 수출은 91만7000대로 전년 대비 73.7% 늘었고, 신에너지 차 수출은 55만8000대로 163.5% 급증했다. 지난 8월 한국은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1만7136대를 수입해 수출량 상위 9위를 기록했다. 1~8월 누적으로는 11만354대를 수입해 8위를 차지했다.
중국 자동차의 품질 논란은 치루이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8일 화웨이의 럭셔리 다목적차량(MPV) 마에스트로 V800 모델이 시험 주행 중 브레이크 페달이 부러지는 영상이 공개됐다. 중국공산당 저장성 선전부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저장선전’은 12일 논평을 내고 일부 ‘중국 국산 차 흠집 내기’로 모는 여론을 비이성적 감싸기라며 비판했다.
중국의 수출 환경도 악화일로다. 유럽연합(EU)은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에 연 35만 대 쿼터를 이르면 12월 1일부터 적용하기로 중국 상무부와 합의했다. 중국은 내년 4월부터 신에너지 차를 수출할 때 환급하는 수출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률을 기존의 13%에서 9%로 낮출 방침이다. 내수 부진을 수출로 메우는 길이 좁아지는 가운데 안전 신뢰도까지 무너지면서 중국 자동차 산업이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